밭고랑 둑에
짓궂은 바람이
보리밭 사이를 헤집고 지나더니,
종달새 날아오르는 하늘엔
제법 더운 바람이
짙어지는 녹음을 스치며
오월의 둘째 날에
발길을 내딛고 있습니다.
재빠르게 가는 세월,
삶이 그러하듯
문득 다가서는 지난 기억들이
잔잔한 가슴속에 흐르고 있습니다.
가끔은 산 너머
아득히 먼 곳을 맴도는
그리움 하나가
선연히 다가와,
오월의 아카시아꽃 내음이
바람결에 흔들릴 때마다
왠지 좋은 느낌도
오월의 삶이려니 합니다.
한낮의 짐을 벗고
길섶에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를 따라가다
주저앉아,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지난날의 마음을
흐느껴 흘려보냅니다.
모두 코로나를 이겨 내시기를,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2020.3. 이배재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