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함박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설렘에 이끌려 두꺼운 외투 깃을 치켜세우고 무작정 밖으로 나섰습니다.
눈 덮인 산야를 걸으며 첫 발자국을 남겨보지만 곧 흩날린 눈송이에 지워집니다.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눈을 맞은 낙엽들의 속삭임이 귓가에 스며듭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나서보는 것입니다.
눈 내리던 날. 남산에서
빠르게 흘러 가버린 시간 속에서 미처 적지 못한 감정들과 배어 나온 생각들이 남았습니다. 지금 저는,돌아보는 글을 쓰며 앞으로의 시간을 더 천천히 걷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