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함의 의미
옛 생각의 단편 - No. 70
나는 별이 좋다.
어릴 적, 꼬맹이였던 그 오래전부터 나는 별이 좋았다.
그리고, 그땐 별이 참 잘 보였다.
작은 도시의 변두리에 위치해 있던 내 외갓집.
엄마를 따라 외갓집에 갈 때면... 난 항상 한밤중에 외갓집 마당으로 나왔었다.
"좋아하는 별"을 보기 위해서다.
새까만 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던 그 반짝이는 아이들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난 그저 기분이 좋았다.
"좋아하는 별"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세월이 흘러서...
나를 그렇게 사랑해 주시던 내 할머니, 할아버지가 밤하늘에 빛나는 또 하나의 별이 되셨을 때...
나는 더 이상 그 집 마당에서 별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다른 곳으로 가서 별을 보았다.
그러나, 그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쏟아질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의 별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밤하늘에 누군가가 장난을 쳐 놓은 듯, 그곳에서의 밤하늘은 더 이상 칠흑 같지가 않았으니까.
나는 그렇게 "좋아하던 별"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 같아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 실망은 강렬했다.
나 자신으로 하여금 그렇게 "좋아하던 별"을 포기하게 만들었으니까.
나는 그날 이후, "좋아하던 별"을 마음속에 묻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냥 잊고 살 수밖에 없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별을 좋아하던 나는 어느덧,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렇게 일상의 시간이 익숙해진 어느 날의 오후...
나는 인적이 드문 한 시골마을로 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일을 끝내고 숙소에 들어가서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던 중...
문득 배가 고파졌다.
읍내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서고 자동차 문을 열었다.
그렇게 운전석에 앉은 그 순간, 내 눈에는 그 아이들이 다시 들어왔다.
반짝이던 그때, 그 시절의 아이들...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던 별"을 다시 내 두 눈에 담을 수 있어서였다.
나는 더 어두운 곳으로 차를 몰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높고 어두운 곳을 향해 달렸다.
산으로 이어지는 언덕길 어딘가에 차를 멈춰놓고,
난 자동차 트렁크에 실려있던 DSLR을 꺼내 들었다.
살을 에는 한파가 내 손을 괴롭혔지만 난 멈출 수 없었다.
"좋아하던 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난 그렇게 85mm F1.4 렌즈 하나만으로 그때의 밤하늘을 담았다.
이 사진 한 장이 나에게 그렇게 소중한 이유는...
내가 어주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별"이 담긴 사진이기 때문이다.
....................
여러분, 좋아함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무엇인가를, 혹은 누군가를 좋아함이란...
그저 대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쁜 마음이 드는 것.
잃어버렸다고 느끼게 되면...
다시 볼 수 없다고 느끼게 되면...
아릴 만큼 아파지는 마음이 드는 것.
그리고, 다시 되찾게 되면 그 무엇보다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
저는 다행히도 이렇게 좋아하는 대상을 무려 여러 개씩이나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사람도, 음식도, 과학도, 동물도, 식물도, 자연도 있고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별"도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나의 열정과 노력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