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의 일기
(1년 차, 스스로가 단호하지 못하고
친절하기만 하다는 생각에 지배당했을 당시
썼던 일기이다)
23년 7월 4일의 일기.
최근에 친절함과 단호함에 대해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친절함이란 참 웃기다
결국 배려하는 행동으로부터 나온 친절함인데
나의 희생으로부터 나오는 소중함인데
친절함은 끊임없는 희생을 바란다.
그리고는 모순적으로 친절함을 가차 없이 비웃는다.
너의 친절함은 결국 너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야,
친절함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너 자신을 지켜.
결국 또 나의 ‘탓’.
친절함도 나의 탓이 되어 버린다.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일까?
그 속살을 벗겨보면
결국 그 말도 나를 위한 말이 아니다.
내 친절함으로 인해
자신이 베풀고 싶지 않은 친절함을 함께 베풀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 싫은 거다.
결국
내 친절함은 싸구려가 되어 버린다.
나도, 타인도 바라지 않은
누구의 것도 되지 못한 싸구려.
외롭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함으로 다가가고 싶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것이 무서운 나는
무엇을 바라며, 무엇에게 기대 살아가야 하는 걸까?
결국 이것도 내 탓이 되어버리는데.
나는 실수 덩어리인가?
내 존재 자체가 실수인 건가?
난 어디까지 잘못된 걸까
그리고
이 마음들은
대체 언제까지
나만 알아줘야 하는 걸까
이 큰 세상에
나만 덩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