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지
디자인 작업을 하는 직업인지라
수없이 많은 색(color)을 다루어 왔다.
칼라 작업을 하던 어느 날,
유독 베이지(beige)색이 눈에 들어왔다.
섬유 디자인 분야에서
베이지는 주색(主色)이 아니라 보조색(補助色)으로
베이지 단독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다른 색을 보조해주는 역할로 사용된다.
그레이(grey)도 보조색이기는 하나,
색이 주는 느낌이
도시적이고,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이기에
단독으로도 많이 사용되지만
베이지가
단독으로 사용될 때에는
나이 들어 보이고,
답답해 보이는
색감정 때문에
항상 주인공 역할을 맡지는 못한다.
그런 베이지가
다른 색과 함께 사용되면,
특별히 강하고 선명한 색들과 함께 하면
자칫 원색이 주는 촌스러움을
세련되게 바꿔주는 마법과 같은 역할을 한다.
혼자서는 빛나지 않지만
다른 이를 돋보이게 도와줌으로써
존재의 가치를 드러내는
베이지 같은 사람이
나인 것 같아서...
그리고
이 땅위에서
베이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베이지가 얼마나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색인지
이야기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