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던 날
나는 나의 날개를 고이 접어 옷 속에 감추어두었다.
붉은 핏덩이가 묻은
매우 작고 여린 딸아기를 내 품에 안았을 때,
탯줄을 잘라내듯
나는 스스로 나의 날개를 잘라내었다.
한 번도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했던 날개를...
두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잘려나간 흉터자국이 자꾸 간지럽더니
뽀시래기같이 몽실몽실한 솜털이 등 뒤에서 만져진다.
아이가 자라면서
내 날개도 다시 자라고 있다.
아이의 날개와 성장속도가 비슷하다.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날개를 쫙 펼쳐
올려다보기만 했던 푸르른 하늘을 향해 도움닫기하는 그 날을...
그 날들을 오늘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