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by eunice 유니스

날개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던 날

나는 나의 날개를 고이 접어 옷 속에 감추어두었다.


붉은 핏덩이가 묻은

매우 작고 여린 딸아기를 내 품에 안았을 때,


탯줄을 잘라내듯

나는 스스로 나의 날개를 잘라내었다.


한 번도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했던 날개를...


두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잘려나간 흉터자국이 자꾸 간지럽더니

뽀시래기같이 몽실몽실한 솜털이 등 뒤에서 만져진다.


아이가 자라면서

내 날개도 다시 자라고 있다.


아이의 날개와 성장속도가 비슷하다.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날개를 쫙 펼쳐

올려다보기만 했던 푸르른 하늘을 향해 도움닫기하는 그 날을...


그 날들을 오늘도 꿈꿔 본다.

keyword
이전 25화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