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냄새
이제는 내 키를 훌쩍 넘기고
몇 달 후면 고등학생이 되는 큰 딸은
지금도 여전히 엄마만 보면
"안아줘~"
를 외친다.
품안에 안기도 벅찬 녀석을 밀쳐내 보지만
끈질긴 앙탈에 결국엔 안아 주고야만 실랑이가 끝난다.
어제도 엄마를 안고나더니 이런 말을 한다.
"엄마한테선 엄마 냄새가 나"
" 그게 무슨 냄샌데?"
"몰라. 그냥 엄마 냄새가 있어"
"좋은 냄새야? 나쁜 냄새야?"
"음... 좋지도 싫지도 않아. 중간?"
사람에게서 나는 살 냄새가 무엇인지 안다.
남편에게만 나는 살 냄새가 있고
아이들에게서만 나는 살 냄새가 있다.
나에게도 살 냄새가 있을 터인데
정작 나는 나의 냄새를 맡지 못해서
내게도 살 냄새가 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살 냄새는 어떨까?
좋은 향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악취는 아니어야 할텐데...
살 냄새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에서는 맡지 못한다.
서로의 살을 부빌 정도로 밀착하는 사이에서만 맡을 수 있는 냄새다.
서로의 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이,
그 냄새가 비록 좋은 향기는 아닐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부둥켜안을 수 있는 사이가
가족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