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조선 민족은 옛날에 태양을 하느님으로 알고 자기네가 하느님의 자손이라고 믿었는데 태양의 광명을 표시하는 의미로 흰빛을 신성하게 여기고 흰옷을 자랑삼아 입다가 나중에는 온 민족의 풍습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조선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고 태양을 숭배하는 민족은 모두 흰빛을 신성하게 알고 또 흰옷을 입기 좋아하니 이를테면 이집트나 바빌론의 풍습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의 가설은 설득력이 좀 약해 보인다.
태양숭배설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납득 가능한 가설로는
먹고살기도 힘든 백성들이
시간과 노동과 자본이 필요한
염색옷을 입기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른 가설로는
조선 시대에는 가족뿐만 아니라 왕족이 죽었을 때에도
상복을 3년씩 입어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염색옷을 입을 기회가 적었다는 거다.
또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잿물'을 세재로 사용했기에
세정효과뿐만 아니라 살균과 표백효과도 뛰어나
언제나 하얀 옷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흰 옷을 자주 세탁해야 하기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검은 옷 입기를 장려하였지만
우리 민족이 흰 옷 입기를 고집하자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먹물을 뿌리는 듯
흰 옷에 대한 탄압을 하였고,
일본의 탄압에 저항한 우리 민족에게
흰 옷 입기는 곧 항일의 상징이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흰 옷은
해방 이후 서양문물과 서양 복식의 동경으로
점차 복식이 서양화됨으로써
흰 옷은 그 자리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요즘엔 상복마저도 검은색으로 바뀌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 부르지 못할 것 같다.
겨울만되면
시커먼 검은색 롱패딩족들로 가득차는
서울의 풍경을 본 외국인들에게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 소개하면
고개를 꺄우뚱하지 하지 않을까 싶다.
*** 앞으로 '색에 대한 잡념들'매거진은 티스토리 달달 디자인 연구소 daldal design laboratory 에서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