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생각나게 하는 것들
#어디를_봐도_네가_보여
식물 온실 옆으로 빼꼼 비치는 아침 햇살.
늘 물이 담겨 있던,
지금은 비어 있는 작은 빨간 컵.
보송한 노란 곰돌이 푸우 담요.
화분에 소복한 흙.
옥수수의 씨눈.
생각도 못한 곳에서 나오는 한 옴큼 견과.
바나나, 용과, 사과, 포도, 귤, 복숭아 등
향기 가득 달콤한 과일.
코를 깨물어 뜯긴 곰인형 재키.
소파 등받이와 팔걸이.
사다리와 에어컨의 꼭대기.
세탁실 선반 맨 위 햇살존.
왠지 너무 깨끗한 베란다 앞 바닥.
비어 있는 남편의 어깨.
아무 소리가 없는 아침의 고요함.
널 생각나게 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