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높은 곳, 포근한 잠자리에서 굳이 굳이 내려와서 바닥 담요 위에서 한껏 움크려 누워있는 다람쥐.
아침마다 한결같이 푹 자고 일어나서 이불속에서 코만 빼꼼 내밀고 있다가
뒤늦게 일어난 인간이 비척비척 나와서 코링이 잘 잤어? 인사하면 그제야 못 이긴 척 이불속에서슬금슬금 얼굴을 내밀고는기지개에하품 한 번 크게 하고 아침단장을 한다.
에어컨 꼭대기, 가장 좋아하는 곳. 뽀송해진 몸으로 인간의 집에서도 가장 높은 자기 둥지에서 나와 잠시 집 전체를 내려다보다가 달캉달캉 소리를내며철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서 베란다 앞 샷시 앞에 놓인 빨간 컵에 코를 박고 한참 동안 물을 마시고는 느긋하게 햇살 잘 드는 온실 옆으로토독토독 작은 발톱 소리를 내며 뛰어가던 따끈하고 뽀송한 모습이 너무 예뻐 특별히 '아침다람쥐'라고 부르며 좋아하던 이 시간의 코링이가,
오늘은 이상하게 낮은 곳에 깔아 둔 담요 위에서 온기 없이 미지근한 채로 누워서 조금씩 경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