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이 진짜 답일까?
이번 글에서는 조금은 개인적인 이야기, 나의 경험담을 나눠보려 한다.
아내와의 첫 만남은 2020년 2월이었다. 당시 나는 멕시코 문화에 푹 빠져 있었고, 단순한 온라인 연애가 아니라 진짜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어 ‘탄뎀(Tandem)’이라는 언어 교환 어플을 다운받았다.
그 시절엔 틴더, 헬로우톡, 미프 같은 데이팅 앱이 유행했지만, 탄뎀은 정말 ‘언어 교환’이라는 목적이 뚜렷해서 학습의 일환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아내를 만났고 그것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앱을 설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의 아내와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전형적인 한국사람인 나에게, 미국 사람들과 대화하면 괜히 문법이 신경 쓰였다. 그리고 어떠한 말을 했을 때,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할지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반면 멕시코 사람들과는 좀 달랐다. 그들은 나보다 영어를 더 못하기도 했고, 그래서 문법이 틀려도 눈치챌 사람이 없겠단 생각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정말 편하게, 아무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상대가 현실에서 만날 사람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정말 편했다. 진짜로 멕시코 레이노사라는 지역에 갈 일도 없을 것 같았고, 온라인 친구로 남겠지 싶어서 오래된 동네 친구처럼 막 편하게 대했다. 말도 안 되는 농담도 하고, 좋아하지 않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녀가 나에게 보낸 첫 사진은 루이비통 가방에 루이비통 신발을 신은 모습이었다. 당시의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는 나로서는 ‘이건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고, 현실에서 만날 확률은 0.000001%도 없다고 여겼다. 혹시 만난다고 하더라도 친구 이상의 관계에 대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정말 인생이란 정말 모를 일이다.
대화는 정말 많이 했다.
첫 번째로 최대한 들어주려고 했다. 많은 주제에 대해 던져보고 관심을 보였던 주제에 대해 계속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물어봐주었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아내가 말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대화를 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리고 가끔씩 대화가 지루해질 때쯤 어리숙한 스페인어로 환기도 하면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정말 한동안은 문자로 밤늦게까지 대화를 했던 것 같다. 대화를 조금 생각해 보면, 아내랑은 정말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했고, 당시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가 굉장히 유명했는데, 나 역시도 그 드라마를 보게 되어 그 드라마 얘기를 주로 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로 멕시코 문화와 언어에 대해서 많이 알려고 하였다. 정말 진심으로 멕시코 문화와 언어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래서 최대한 한국과 비교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호기심이 정말 많았고 멕시코는 어떤지 물어보았다. 진심으로 그 나라에 대해 존중을 보였고 호기심이 많았던 것이 대화를 하는 데에도 조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아내는 퇴근 후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사실 퇴근하고 유튜브나 보는 편이었지만, 나도 영화 좋아한다고 했다. 그 말이 지금까지도 발목을 잡는다. 지금은 영화를 틀고 15분 만에 잠이 들어버리기 일쑤라 늘 혼나기 때문이다.
“그때는 영화 좋아한다더니 왜 지금은 안 좋아해?”
할 말이 없다.
국제결혼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다고 느끼진 않는다. 결국 모든 인간은 같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니까.
현재까지의 나의 경험으로 결혼은 행복할 때도 많이 있지만, 문화차이를 이해하기 어렵고, 때로는 버거울 때도 많다.
최수종, 션 같은 연예인 분들이 아내를 위해 뭐든지 아낌없이 해주고, 언제나 이해해 주는 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많은 인내심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걸 결혼 후에야 실감하게 된다.
늘 아내를 위해 져주고, 기다려주고, 사랑해 주는 일. 그건 단순한 성격이나 마음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진심과 인내, 그리고 사랑이 반복되어야 가능한 일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국제결혼은 인생 최고의 선택이다.
적어도 그녀는 먹고살기 바빴던 나에게 '행복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