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탈남> 무니와 숲 속 친구들
무니의 소원은 세계 평화예요.
무니를 찾으러 온 곳에서 형형한 안광을 마주하고 흠칫 놀라는 매탈남 매탈남: "아이 놀라라. 니 나쁜 놈인 줄 알았다."
고라니: "네? 나쁜 놈이라니요. 저 무니 친구인데요..."
매탈남: "노루야. 괜찮아 ~ 니도 밥 주까?"
고라니: "아뇨. 괜찮아요. 저 저녁 먹고 무니 만나러 나왔어요."
매탈남: "보이까 새끼네..."
인사하고 총총 사라지는 아기 고라니 고라니: "이만 가볼게요. 거기서 좀만 더 가시면 무니 있어요."
무니 발견 매탈남: "무니야. 니 거서 머해?"
무니: "앗, 할부지... 저기..."
뭔가를 뚫어지게 들여다보다 매탈남에게 다가왔다 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무니 매탈남: "무니야. 집에 가자!"
무니: "아, 지금은 좀..."
매탈남: "니 거서 머하는데? 집에 가자 빨리. 내 니 을마나 찾아다녔는데 이놈아!"
무니: "아니 할부지 그게 아니고..."
몸을 돌려 걷기 시작하는 매탈남. 그러나 무니가 따라오지 않고 머뭇거린다. 매탈남: "아오... 집에 가자 빨리."
무니: "할부지. 잠깐만요..."
평소 말이 없고 조용한 무니가 계속 야옹거리며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 매탈남: "아이고... 저 놈의 자식 저거... 지금 열 시가 넘었다! 그래 무니야. 가자 빨리! 집에 가자."
무니: "잠깐만 이쪽으로 좀 와주세요... 네?"
보기 드물게 버티며 발을 동동 구르는 무니.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다가가는 매탈남. 매탈남: "저 뭐 있는데? 아 니 다행이다 그래도. 니 혹시나 어디 가서 사우나 싶었다 아이가 이놈아. 집에 가자 무니. 아 그... 생지 아이가 생지!"
무니: "그렇다니까요! 내가 말하려고 했는데 할부지는 듣지도 않구..."
답답했었는지 격하게 야옹거리는 무니 무니: "집에 가려는데 얘가 엄마랑 떨어져서 울길래... 애를 혼자 두고 갈 수도 없고 해서 엄마 찾아주려다가..."
매탈남: "생지 살아있다. 살아있다."
무니: "우리 얘 엄마 올 때까지 좀 기다렸다가 가요. 네?"
상처 하나 없이 곱게 살아 바둥거리는 아기 생쥐 (막내였다면 숨통을 끊었을 테고 까칠이었다면 가지고 노느라 많이 다치게 했을 텐데... 그야말로 멀쩡함)
무니: "자. 아가야. 우리 할부지가 오셨어. 할부지는 뭐든 다 할 줄 아시니까 엄마도 금방 찾아주실 거야."
생쥐를 풀더미로 휙 던지는 매탈남 매탈남: "얘는 보내주자." (휙)
무니: "앗! 할부지 그렇게 애를 던지면 어떡해요! 얘 엄마가 어떻게 찾으라구!"
매탈남: "됐다 가자! 아이구 니는 집에도 안 들어오고 이놈의 자식아... 가자 빨리. 무니!"
그 자리를 서성이며 생쥐를 찾는 무니 매탈남: "내가 보내줬어. 빨리 가자!"
무니: "아니 그러니까 그러면 안 된다구요... 내가 애 다칠까 봐 손 끝 하나 안 대고 지키고 있었는데 그렇게 멀리 던지면 엄마랑 어떻게 만나요?"
(무니야... 너 때문에 엄마가 안 나타나는 거라고는 생각 안 해봤니?)
한숨이 늘어나는 매탈남. 폭풍 잔소리랩을 시전한다 매탈남: "아휴... 후우... 니 이래 늦게 오는 건 처음이다 지금. 아 내... 아이고야... 집에 와가지고 내 지금... 세 시간 됐네. 찾은지가. 이 놈의 자식. 너희 엄마도 지금 안 들어와 있구만.
... 그래도 다행이다. 멀쩡하게 나타나 가지구..."
할아버지가 잔소리를 하건 한숨을 쉬건 생쥐를 찾는데 여념이 없는 고집쟁이 무니 무니: "아가야. 어디 있니?"
매탈남: "가자!"
무니: "아휴... 네 알겠어요... 죄송해요..."
매탈남: "그래 가자! 집에 가 밥 먹자 빨리! 가자. 갑시다."
미안했는지 수다스럽게 떠들며 따라오는 무니 무니: "아니 그니까... 내가 고라니랑 약속이 있어서 나온 거거등요? 일찍 헤어져서 가려는데 아기 쥐가 울길래... 엄마가 금방 나타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이렇게 지난 줄은 제가 몰랐어요."
무니에게 고양이 길로 가라고 말하는 매탈남. 혼자 끊임없이 투덜거린다. 매탈남: "아이고 날파리... 모기들하고..."
매탈남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간파한 무니. 잽싸게 길을 가로막고 궁디를 들이민다. 피식 웃는 매탈남 무니: "할부지 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로는 안 그럴게요... 자. 여기 궁디를 두들겨보세요."
매탈남: "이 놈의 자식아. 니 진짜 와... 내 차 타고 동네 몇 바퀴를 돌았다. 몇 바퀴를!"
궁디팡팡과 동시에 현란하게 쏟아내는 잔소리랩 매탈남: "자 가자. 앞에 가. 내가 먼저 간다 그라믄."
무니: "에이. 같이 가요."
매탈남: "이제 누리만 들어오면 되네 누리만... 아후..."
뒤에서 부지런히 쫓아오는 무니. 빨리 오라고 면박을 주는 매탈남의 기분이 아직 채 풀리지 않았음을 감지한다. 매탈남: "빨리 와. 빨리. 이놈아."
또 다시 눈 앞에 굳건히 버티고 서는 오렌지색의 궁뎅이 무니: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자. 궁디."
매탈남: "에고 그래... 아이고... 에효..."
기계적으로 궁디를 만져주며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풀리는 매탈남. 떡 벌어진 광활한 어깨에 대고 투덜댄다. 매탈남: "아이고 진짜 니는 이제 해 지기 전에 무조건 안에 넣을 거다. 진짜 니는. 진짜 오늘 걱정했다. 너무 늦게 와가지고..."
무니: "아이. 왜 그러세요. 앞으로 안 그런다니까요..."
궁뎅이테라피가 효과가 있음을 눈치 챈 무니가 다리에 몸을 비비며 쐐기를 박는다. 매탈남: "그래그래. 안에 들어가 맛있는 거 먹자. 가자."
무니: "오예~~~"
먹는걸 언급하자마자 황금색의 표범처럼 질주를 시작하는 무니를 보며 중얼거리는 매탈남 매탈남: "잘 뛰네... 에고. 잘 뛰네 그래..."
먼저 도착해 문 앞에 선 무니 무니: "게 아무도 없느냐? 이리 오너라~~~"
까칠: "오빠 왔어?"
무니: "까칠이 웬일로 벌써 자니?"
배고팠는지 들어가자마자 밥그릇에 머리를 박는 무니
밖에 있는 동안 별 일 없었는지 아이들을 둘러보는 매탈남 점남: "왜 절 그렇게 보시는 거죠?"
꼭 붙어서 깊이 잠든 공주님들
매탈남: "소시미는 어딨어... 소시미는...?
소시미: "저 여기 있어요..."
매탈남: "어 그래. 잘 자고 있네. 자라. 그래 자라..."
소시미: "왜 깨우고 그러세요..."
매탈남: "꼬리도 잘 자네..."
무니가 다가오자 또 다시 잔소리가 늘어지는 매탈남 매탈남: "에구 이놈의 자식아... 니는 이제 통금시간을 땅겨야겠다."
무니: "또 그러시네... 자. 궁디를 만져보세요. 기분이 나아지실 것임."
궁뎅이테라피로 매탈남을 안정시키려는 무니 매탈남: "오늘 니 때문에 내가 고생이 많았다 이놈아."
무니: "오늘 궁디팡팡 효과가 좀 약하네... 진정을 못하셔..."
매탈남: "좋댄다 좋댄다... 이제 너희 엄마만 들어오면 되네. 열한 시 넘었다 열한 시. 맨날 여덟 시면 들어오더니 왜 이리 늦었어 이놈아."
무니: "엄마는 여태껏 안 들어오셨는데 왜 저한테만 그러시는... 아, 아녜요. 자. 여기 궁디."
소란에 깬 꼬리. 기지개를 켜며 나온다. 무니: "어, 깼니?"
꼬리: "어우 왜 이리 시끄러워."
반갑게 인사했으나 핀잔을 주는 꼬리와 머쓱한 무니 무니: "미안. 할부지가 계속 진정을 못하시네."
꼬리: "일찍 일찍 좀 다녀라. 할부지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무니: "아니 그게 말이지..."
꼬리: "저녁 순찰은 내가 돌았어. 어우씨 잠 다 깼네."
무안한지 또 다시 들이대지는 튼실한 궁뎅이
외박 후 오후 늦게 들어와 태연하게 식사하시는 누리 여사님 매탈남: "누리야! 내 니 찾으러... 시동 걸고 있었는데... 나타나 가지고... 이놈의 자식아... 외박을... 요즘은 외박도 안 하다가 왜 갑자기 외박을 하냐. 니 따문에 또 잠 못 잤다 또."
누리: "거 밥 좀 먹읍시다. 이 양반이 먹는데 옆에서 진짜..."
매탈남: "무니 때문에 고생하고, 어? 니 따문에 잠 못 자고."
불똥이 튀자 모른척하고 나타나 밥을 (또) 먹는 무니 매탈남: "니 집 나간주 알았다."
누리: "뭐어? 내가 내 집 두고 어딜 가노? 고만 좀 하소. 진짜 확 나가뿔라."
매탈남: "요즘 분위기가 좀... 분위기 따문에... 진짜 며칠 집 나간 주 알았다."
누리: "이놈의 이사는 언제 끝나나. 정신 사납고 어수선하고... 에잉. 이놈의 집구석."
누리가 밥을 먹자 우르르 몰려들어 같이 밥을 먹는 아들들 누리: "느그들은 여태 굶었나?"
그제야 안도가 되는지 아이들을 둘러보는 매탈남 매탈남: "아효... 다 모였다 다 모였어."
방석에 누워서 쉬는 막내
매탈남: "소시미도 오늘 일찍 들어왔고..."
몸단장 하는 다리와 구경 중인 까칠이
이뻐해달라고 다가온 까칠이
코 앞에 점남이를 두고 별안간 점남이를 찾기 시작하는 매탈남 매탈남: "점남이?"
(아니 거기 눈앞의 점박이 고양이는 대체 누구인가요...)
어딘가 어이없어 보이는 다리 매탈남:" 어 점남이? 점남이 없네."
점남이 앞에 있다고 알려 주려는 소시미 소시미: "저기, 할부지. 앞에..."
매탈남: "어, 잠시만."
황급히 점남이를 찾는 매탈남. 답답한 소시미 소시미: "아니 할부지. 점남이 거기..."
매탈남: "아... 이놈의 저, 점남이 안 들어왔네. 점남이!"
이제서야 눈 앞에 계속 있던 점남이를 발견한 매탈남 매탈남: "아, 점남이 고 있네!"
점남: "내 참... 난 뭐 투명 고양이인가?"
매탈남: "아 놀라라 이놈아. 아이고... 그래. 니 혼자 밖에 있을 애가 아닌데."
어이를 상실한 점남이 표정 점남: "응? 어이가 없네?"
매탈남: "하나 둘 셋... 일곱 여덟. 그래 다 들어왔네."
존재를 부정 당하고도 얻는 것이 없는 점남이... ㅠㅠ 매탈남: "누리 오늘... 누리만 맛있는 거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