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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co Dec 31. 2021

<매탈남> 엽기 고양이의 취미

쭈쭈를 찾아 집구석을 어슬렁거리는 까칠이를 본 일이 있는가

참담한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쥔 꼬리

매탈남: "꼬리가 젤 심하게 당했어..."



얼핏 보아도 배 부분이 떡져있는 무니

매탈남: "무니야. 니도 배 한번만 보자."



비감한 표정으로 배를 내어주는 무니

매탈남: "니 괜찮아?"

무니: "... 괜찮아요..."



하얀 배를 뒤적뒤적...

매탈남: "점남아. 한 번만 보자. 한 번만."

점남: "하, 한 번만이예요. 진짜 딱 한 번만!"

매탈남: "어, 점남이 왜 오늘 도망 안 가?신기하다."



큰맘 먹고 만지게 해줬는데 눈치없이 구는 매탈남이 못마땅한 점남

점남: "어이가 없네? 기껏 만지게 해줬더니... 고마운 줄도 모르고."



가녀린 목소리로 고자질을 하는 소시미

매탈남: "그래. 소시미는 흔적 많을거 아이가. 그래 맞재?"

소시미: "네..."

매탈남: "그래 안다. 그래."



초토화를 시켜놓고 천연덕스럽게 식사 중인 까칠

매탈남: "우리 애들 다 당했어. 다 당했어... 까칠이한테."



소시미는 살뜰하게 까칠이를 핥아준다. 하얗고 고운 두 자매를 보는 흐뭇한 매탈남

매탈남: "아이그 소시미 착하네... 이...! 이 변...!"



당당하게 소시미의 배를 파고드는 까칠이를 보고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고 질색하는 매탈남

매탈남: "이 변...! 까칠이 변...! 변까칠이! 아휴..."



소시미: "까칠아... 좀... 안 하면 안 될까? 보기가 좀 그래... 모양새가 영 안 좋아..."

까칠: "응 괜찮아. 넌 정수리 쪽 핥아줘 그럼."

소시미: "아니 그게 아니고... 아이 참..."



꼬리에게 바통 터치 후 애써 못 본척 하는 소시미

소시미: "오빠 미안... 난 할 만큼 했어..."



텅 빈 눈의 꼬리. 영혼이 없다.

매탈남: "가마이 있는 꼬리 니는 먼데 또. 아휴..."

꼬리: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고양이는 무엇으로 사는가..."

소시미: "차마 볼 수가 없다..." (질끈)



대뜸 무니에게 다가와 머리를 들이미는 까칠

매탈남: "까칠아..."



무니는 까칠이의 머리가 파고드는 것을 손으로 막는다

무니: "어허. 왜 이러시나."



방어벽을 손쉽게 해제하고 또다시 배를 노리는 까칠

까칠: "거 깐깐하게 굴지 맙시다. 서로 돕고 살아야지."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니 포기하고 일어나서 자리를 피하려는 무니

매탈남: "무니야. 좀 혼내라 혼내."



당치도 않다는 듯이 매탈남을 올려다보는 무니

무니: "얘 혼낼 데가 어디 있어요... 애가 좀 우악스러워서 그렇지 얼마나 착한데..."

까칠: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쭈쭈를 노린다)



자리를 뜨는 무니에게 착 달라붙어 약 팔기를 시전하는 까칠

까칠: "아이. 그러지 말고. 응? 잠깐만 쭈쭈 빨게 해주면 내가 귀 뒤하고 얼굴 핥아줄게."

무니: "관심 없수다."



남들이 자기 때문에 심란하거나 말거나 혼자 부비적부비적 기분 좋은 까칠

매탈남: "쪼금... 쪼금 이상하다...

쪼금 이상한게 아이고 마이 이상하다. 많이 이상해!"



까칠이는 꼬리를 발견하고 서슴없이 다가가 애교를 부린다

까칠: "오빵~~~"

꼬리: "이리 와. 머리 핥아줄게."



흑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배로 파고들 기회를 노리는 까칠이와 얼굴로 방어하는 꼬리

까칠: "아잉. 오빠. 그게 아니고오 ~"

꼬리: "왼쪽을 핥아달라고? 알았어."



집요하게 파고드는 까칠이의 머리를 결국 붙잡은 꼬리

매탈남: "그래. 꼬리야. 니가 까칠이를 못하게 해줘야 된다. 그래. 그렇게. 응."

까칠: "아. 놔 봐. 왜 머리통을 붙잡고 난리야. 놓으라니까? 안 놔?"



빈틈을 노리는 까칠이와 매탈남의 응원에 힘입어 철통수비를 하는 꼬리

까칠: "아 진짜 이러지 말자 우리. 이리 야박하게 굴기야?"

꼬리: "오빠가 핥아줄게. 넌... 그냥 받기만 해."



제 뜻대로 안 되니 본색을 드러내고 거침없이 레프트훅을 내지르는 까칠

까칠: "아씨 진짜! 성질이 뻗쳐서!"

꼬리: "이 가시나가?"



분이 안 풀리는지 한 대 더 때린다

까칠: "아오 진짜... 쭈쭈 그거 좀 주는게 뭐라고!"



씩씩대며 몸을 홱 돌려 자리를 뜬다

까칠: "내 참 더러워서 진짜... 오빠 니꺼 안 빤다."

꼬리: "그래 제발 부탁이니 그래줘라."



무니에게 한없이 서글프게 다가가는 까칠

까칠: "큰오빠... 으흑흑..."

무니: "우리 공주님한테 누가 그랬어?"



까칠: "작은오빠가... 글쎄... 으흐흑... 잉잉..."

무니: "이리 와 우리 공주. 오빠가 나중에 혼내줄게."

까칠: "아니 뭐 꼭 그럴 필요는 없고... 저기..."



뭔가 쎄함을 느끼기 시작한 무니

매탈남: "저거 또 불쌍한척 한다 저거... 아이구..."

(기가 차서 말을 못 이음)

까칠: "저기, 꼬리 오빠는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그런데 저기... 그보다..."



한없이 의연한 표정의 무니

무니: "개수작은 사양한다."

까칠: "에구."



전략을 바꾸는 까칠

까칠: "그러지 말고. 그거 좀 준다고 쭈쭈가 닳는 것도 아니잖아?"

무니: "얘가 뭐라는 거야 정말."



성질을 못 이기고 손이 나가려는걸 참는 까칠이

까칠: "하...참자. 말로 하자 말로..."



까칠: "아 놔... 진짜 먹고 살기 힘드네..."

무니: "니가 아무리 그래도 쭈쭈 안 줄거야. 너 나이가 몇 갠데 대체..."



결국 또 본색을 드러내고 손을 휘두르는 까칠

까칠: "오빠 좋다는게 뭐야! 동생한테 꼭 그렇게 빡빡하게 굴어야겠냐!"

무니: "아니 얘가 진짜..."



계속 때리려고 들지만 방어를 시작한 무니

까칠: "아니 이 오빠들이 오늘따라 왜 이리 내 머리통을 쥐고 흔드는거야. 놔. 안 놔? 빨리 놔."

무니: "너 행패 그만 부린다고 약속하면 놔준다."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가 없으니 말로 대드는 까칠이와 일어나 앉아서 잔소리 자세 잡은 무니

무니: "너 오빠한테 그렇게 막 덤비고, 어? 그리고 니가 왜 쭈쭈를 찾아? 네가 아기도 아니고 말이지. 네가 젖배를 곯기를 했어 어쨌어? 정작 젖배 곯은 막내도 그런 짓 안 했어. 대체 언제까지 그럴거야?"



까칠: "에이. 듣기 싫어."

무니: "오빠 말하는데 어디가?"



또다시 유모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까칠이를 약올리는 매탈남

매탈남: "니 이제 어디 갈래? 갈 데 없다 아이가."



까칠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발랄하게 꼬리에게 다가간다

까칠: "작은오빠. 머해?"

꼬리: "가라."



까칠: "쳇... 쉽지 않군..."



구석에 자리잡고 셀프수유를 시전하는 까칠이와 의기양양한 얼굴로 매탈남을 올려다보는 꼬리

꼬리: "이렇게 하면 되죠?"



모든 이들에게 거부 당했지만 조금도 기죽지 않고 자기 젖을 빠는 까칠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매탈남

까칠: "내 참 치사하고 더러워서 자급자족하고 만다. 자기들거 아니면 쭈쭈가 없는줄 아나..."

매탈남: "니는 집착냥이다 집착냥... 와. 니꺼 니가 왜 빨아 이놈아..."



까칠: "응? 할부지 나 쭈쭈 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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