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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nette Apr 29. 2024

24년 1월

믿을 수 없었다

나는 현관에 주저앉아 꺽꺽대며 이렇게까지 힘들 수는 없지 않나며 

대체 언제 이 모든 게 끝나냐며 신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하느님에게 제발 이 아픔을 가져가 달라며 애원하고 있었다

그저 남자와 이별했다는 이유로 

나는 이렇게 울고 아파하고

절대로 불신하던 신을 찾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내가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긁어 모아 만든 피사체

내 모든 동경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걸어간 사람 

그리고 인생의 선배였다.

나는 동굴에 있었고 그는 우상이었다 나는 그 사람을 우러러봤다 

그를 이루는 모든 디테일을 치밀하게 동경했고

불식되고 패인 부분에 연민했고

그 자국을 채워줄 수 없음에 자책했다

나는 그저 처음으로 느껴본 행복이 조금 더 지속되길 바랐을 뿐이었다 

이제 그 사람은 나에게서 잊혀질 일만이 남았다는 사실

어쩌면 나는 그 사람에게 이미 아주 많이 잊혀져서 

몇 군데만 온전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내 가슴에 못질을 한다. 

쾅쾅쾅 그렇게 한다. 

심장이 이렇게도 쪼그라들 수 있구나.. 

오늘 알았다.

심장이 돌처럼 딱딱히 굳는다

나는 정말 현관에 주저앉아 신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난 그 사람을 사랑해야만 했었는지 

나는 이제 신에게 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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