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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엄마 Jul 21. 2020

오늘 나의 기록이 나의 콘텐츠, 게.콘.돈.잘!

다정한 일기 by 혜진


은결님, 전 어제 퇴근하고 특별한 강연회에 다녀왔어요. 얼마 전에 재밌게 읽었다고 말씀드린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이하 게.콘.돈.잘 ㅋㅋ)의 저자 강연회를 다녀왔거든요. 이 책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결의 책이었어요. 콘텐츠 잘 만드는 비법, 지속 가능한 운영 팁 등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왔을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책을 덮은 후 콘텐츠 자체의 '본질'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릿속을 부유하더라고요.


강의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빵 터져서 나오는 순간까지 웃음이 ㅋㅋ


정도를 걷는 것
진정성을 갖는 것


책에 '압도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나와요. 신태순 저자가 7년 이상의 오랜 기간 압도적으로 많은 콘텐츠를 계속 쌓아두었기에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고정비를 줄였다는 이야기도요. 개인이 만드는 콘텐츠는 물론이거니와, 기업 입장에서도 마케팅 비용 한번 때려 넣으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는데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죠. 사실 콘텐츠뿐 아니라, 우리 인생 전반에 가장 중요한 것들은 이런 특성을 갖는 것도 같아요. 공부, 육아, 그 외 꾸준히 쌓아가야 하는 모든 일상.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과가 금방 나오지 않는다'


개인과 가족의 삶의 충만함, 시간과 머물 곳의 자유로움 - 제 성공 지표이기도 하네요.


맞는 길로 가는 건가?

책에는 '좋아하는 일로 돈 벌라고 쉽게 말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라는 말이 나와요. 자신이 가려던 방향을 확실히 알고 시작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뭐든 시작했던 사람들이 잘하는 것도 발견했다'고요.

강연 중에 어떤 분이 '나의 결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주셨는데, 그 대답도 마찬가지.

"나는 7년째 나에게 맞는 결을 찾아가는 중이다"라고요. 지금도 완벽하게 맞는 결을 찾았다는 생각보단, 나에게 조금 더 편안해지는 걸 찾아가는 '과정'중에 있으며 찾으면서 발전해가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

아직도 과정 중에 있다는 이 말은 저에게 묘한 위로를 주었어요. 콘텐츠를 저렇게 오랜 기간 만들어 오신 분조차도 '확실한 내 길'을 알고 찾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요.


두 번째 유료 강의 공지를 올리고 제 특기 중 하나인 '미리 걱정하기'가 또 시작되었어요. 이 콘텐츠는 시류를 타는 아이템이기도 하고, 정말 내가 하려고 했던 길도 아닌데 갑자기 이렇게 길이 열렸다?! 는 이상한 불안감.

어차피 오래 못할 아이템이니, 지속 가능한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야 하는 거 아닐까라는 조급함.

(아니 이제 겨우 두 번째 하면서도 이렇게 고민이 많습니다 ㅎㅎ)


그런데 '과정'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이 조급함은 잠깐 놔두어도 괜찮겠단 마음이 들었어요. 정말 시류를 타는 콘텐츠면 제가 의도하지 않아도 조용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고, 혹은 이를 계기로 완전히 다른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고. (제가 첫 전자책을 쓸 때는 이 걸로 온라인 강의를 할 거라 1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완벽히 결정하는 것은 어렵고, 그렇더라도 잔뜩 힘이 들어가고 욕심이 생겨서 오래 지속하지 못합니다. 당장 쉽게 할 수 있는 것, 특히 나를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나의 위치를 인지할 때 콘텐츠 방향을 조정해 가 수 있는 힘도 생깁니다.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 / 29p)





 기록은 나의 힘, 나의 콘텐츠


결국 내 개인의 기록이야말로 제일 위대한 콘텐츠라는 걸, 요즘 너무 자주 느낍니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성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려우면 개인의 일상 기록도 괜찮죠.


-내가 오늘 배운 내용

-다른 사람과 대화한 중에 느낀 내용

-오늘 읽은 책 중에 좋았던 내용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


'남겨둔 기록이 힌트가 된다'는 말을 요즘 절감하고 있는데, 2~3년 전에 써둔 다이어리의 기록이 (그 전엔 기록이란 걸 거의 안 했어요. 정말 아쉬울 뿐이에요) 요즘 제 아이디어의 원천 같아요. 어떤 게 하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어떤 게 겁나는지 예전 글들을 읽다 보면, 아- 하는 지점들이 있어요. 그 지점들이 앞으로도 아이디어 뱅크가 되어줄 거라 믿기에 하찮아 보이는 것들도 전부 기록으로 남겨야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별로 인기는 없어도 책 리뷰도 부지런히 올리고요. 사실, 꾸준히 올리고 싶은 건 책과 관련된 콘텐츠인데, 오히려 신변잡기를 늘어놓은 일상 글이 더 조회수가 높은 걸 보면, 내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요.



지속적인 기록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신뢰가 됩니다. 그 기록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을 때는 무적의 신뢰감으로 작동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할 때는 주변의 작은 신뢰라도 아주 큰 힘이 됩니다. 작은 신뢰가 큰 신뢰를 만드는 동력이 되고, 쌓여진 신뢰는 때를 만나 돈으로 빠르게 전환됩니다. (258p)



당장 반응이 없더라도 '좋은 책을 읽고, 읽을 만한 것을 쓴다'는 본질에 제일 가까운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을 얻어 커뮤니티를 꾸려보고 싶고요.


은결님도 좋아하실 책이라, 가까이에 있으면 독서모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

우리는 왜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걸까요. ㅎㅎ 은결님도 이 책을 읽으시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었는지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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