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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런하우스 Sep 11. 2023

QA에게 출시거부권을 부여하라

알약 PO(Product Owner)의 고군분투기 (14)

QA는 Tester의 역할일 뿐인가?


QA만큼 서로 바라보는 업무와 역할의 범위가 다른 포지션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QA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모르니 다시 한번 정의하자면 QA는 (Quality Assurance / 품질보증)의 약자이다. 당연하게도 제조산업에서 유래된 포지션이며 약간씩 계속 변형 및 진화되어 오고 있지만, IT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소프트웨어 QA는 모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개발, 작업 활동 등의 항목을 검수하며 조직 내 품질 규격, 소위 소프트웨어 요구사항 명세를 준수하도록 하는 프로세스이다. 그리고 그러한 프로세스에 따라 품질을 보증하는 인력을 QA'라고 부른다. (참고: 나우위키)


하지만 현실적으로 QA는 단순 테스터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마저도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테스트를 못하고 앱 출시까지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QA는 제품 출시의 최종 책임자


기본적으로 QA는 제품 출시에 있어서 최종 책임을 지는 포지션이다. 앱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QA는 가능한 많은 시나리오와 테스트 요건들을 TC로 작성하고 그에 맞게 테스트를 하고 안정성을 검증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다르다.

만일 출시가 7월 20일이라고 목표를 정했는데 QA에서 7월 20일 출시하기에는 앱이 너무 불안정한 요인이 많고 버그가 많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많은 회사들은 7월 20일 출시로 밀어붙인다. 그리고 이슈가 생기면 테스트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질책과 책임을 받기도 한다.


또한 QA를 별도의 조직으로 두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제대로 된 기획서나 개발 내용이 공유되지도 않았거나 매우 늦게 공유되어서 QA 분들이 어떤 테스트를 어떻게 해야 할지 헤매다가 시간을 잡아먹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너무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책임과 의무만 강조하고,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제품 출시의 최종 책임자라고 할 수 있을까?



QA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알약 M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다.

내가 합류했을 때, 알약M의 QA 분들도 위에서 이야기했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초반에 1on1을 진행할 때, QA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행스럽게도 알약M의 QA분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가 생각하는 구조로 실행해 볼 수 있었다.

지금 알약M을 담당하고 있는 QA분들은 출시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최종 릴리즈 일정을 산정할 때 QA의 일정 합의를 필수로 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하다.

앱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역할이니 만큼 필요한 권한을 주고 있고, 이러한 권한의 중요성에 대해서 기획파트와 개발파트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또한 말로만 출시거부권이 아닌, 실제로 출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알약M에서는 구글플레이 스토어 배포와 출시까지 QA가 맡고 있다.


결과가 어떻냐고?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으니 이렇게 브런치에 올리는 것이다.


1. QA분들의 책임감과 역량이 올라가고 있다.

- 책임감에 맞게 굉장히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출시까지 맡고 있다 보니 책임감은 물론이고, 스스로 기획과 개발에 대한 공부를 하며 역량을 높이고 있다.


2. 앱 안정성도 높아지고 퀄리티도 좋아지고 있다.

- QA에서 개발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면서, 크래시 항목에 대한 중요도까지 판단도 가능하다.

- 알약M에 대한 여러 가지 기획 쪽 혹은 개발 쪽 내용도 QA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가 많다.

- 그러다 보니 앱의 안정성과 퀄리티까지 높아지고 있다.  


3.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졌다.

- 가끔 QA가 별도로 있는 조직에서는, QA가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에 잘 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 하지만 알약M의 QA는 현재 조직의 웃음꽃을 담당하고 있다.


알약M의 QA는 김민재 (센터백) 되었으면 좋겠다.


잠깐 다른 이야기.

2022년-23년 이탈리아 축구 리그 세리에 A 에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우승했을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는 바로 김민재 선수였다.

심지어 김민재 선수는 22년-23년 시즌의 이탈리아 세리에 A의 MVP를 수상했고, 며칠 전에는 발롱도로 3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민재 선수는 센터백(최종 수비수)인데, 골을 많이 넣는 것도 아니고 TV 화면에 많이 보이지도 않지만, MVP는 김민재 선수가 수상했다.

그만큼 축구에서 센터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상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이다.


나는 알약 M의 QA가 센터백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A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고 막아주고 있기 때문에 알약M의 기획자와 개발자, 그리고 사업 쪽에서 열심히 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2010년 초반에 게임 회사의 QA를 주로 하는 A라는 회사가 하나 있었다.

특히 그 회사는 MMO RPG (다중롤플레잉게임)의 QA를 주로 진행했다.

그러던 회사가 어느 순간 MMORPG의 기획과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쌓더니 지금은 MMORPG의 게임 기획에 대한 컨설팅도 같이 하고 있다.


혹시 QA를 꿈꾸시는 분들. 그리고 현실의 QA에 좌절하시는 분들.

생각보다 QA의 역할과 갈 방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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