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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부캐릭터 만들기

직장에서 부캐릭터(Secondary Character) 만들어 보자

by 애런하우스

한 때 작장인들의 부캐 만들기가 인기였던 적이 있었다


기사를 뒤져보니 2021년부터 소위 직장인들의 부캐릭터가 인기를 얻었던 것 같다. 사람인 조사를 인용한 이 기사에서, 부캐릭터는 대기업 재직자들이 가장 선호도가 높았고 (31.4%), 부캐릭터를 가지고 싶은 이유는 '자기만족을 위해서'(45.6%, 복수응답), '부수입이 필요해서'(41.7%), '언젠가 직장을 떠나게 될 것에 대비해서'(41.2%)가 상위를 차지했다.

가장 원하는 부캐로는 현재 직무 외 세컨드잡 능력자(43.6%)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쇼핑몰, 카페 등 창업자'(17.2%), '인스타그램 등 파워 인플루언서'(15.3%), '미술, 음악, 글쓰기 등 창작자'(14.4%), '헬스, 필라테스 등 프로운동러'(8.9%) 등의 순이었다. 부캐 활동은 직장생활에도 대부분 '긍정적 영향'(95.7%)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이 기사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조금 성급한 일반화로 말해보자면, 사회적 인정욕구를 부캐릭터를 통해 실현하고 싶다는 인사이트로 생각된다. 물론 건강한 방향이며, 개인적으로도 동의하는 바이다.
(김영하 작가님도 강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우리는 이미 부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내가 지금부터 말하는 부캐릭터는 상기 기사에서 언급한 부캐릭터와는 조금 맥락이 다르다.

나는 본연의 나와 직장에서의 나에 대한 캐릭터는 달라야 하고 또한 분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실제로 우리는 대부분 실제 본인과 직장인(사회인)으로서의 캐릭터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가볍게 생각해 보자.
회사에서 나의 모습과 가정에서 나의 모습은 당연하게도 다르다. 기본적인 성격까지 다를 수는 없지만 (이 경우 콘셉트의 함정에 빠진다. 이전 브런치 글 참고 Link)
회사에서는 좀 더 정제되거나 좀 더 강하거나 등등 가정에서의 나의 모습과 직장인으로서 나의 모습은 사실 다르다.

나는 직장인으로서 나의 캐릭터는 부캐릭터로, 그리고 본연의 나의 캐릭터는 주캐릭터로 좀 더 명확히 구분해서 머리에 넣자는 주장이다.

부캐릭터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예전 베이붐세대들에게 직장생활(사회)은 인생 그 자체였다. 좋은 직장은 곧 좋은 삶을 의미하고 출세는 인생의 성공을 의미했다. 하지만 직장인(사회인)으로서 성공한다고 해도, 그것이 가정의 성공과 행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너무 많은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부캐릭터의 의미는,
본연의 캐릭터는 주캐릭터, 직장을 다니는 나는 부캐릭터로 구별하자는 의미이다.
이 경우, 이런 효과가 있다.
1) 직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인정을 받더라도, 본인의 인생에 대해 좀 더 겸손하고 고찰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2) 직장에서 인정의 어려움을 겪더라도, 나의 부캐릭터의 문제일 뿐 나의 주캐릭터의 대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회사와 나는 다르고 일은 일이다.


질문을 한 번 해보자.
1) 현재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A의 경우, 회사의 후광효과를 제거해도 A의 역량과 성과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2) 반대로, 현재 본인의 회사에서 인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B의 경우, 다른 회사와 다른 업무를 해도 똑같을 것이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말하자면,
본연의 주캐릭터가 아닌, 직장인으로서의 부캐릭터로 일을 한다는 의미는 만일 직장에서 그리고 동료에게 인정받더라도 좀 더 겸손하고 본인의 발전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고 (즉, 도취되지 않을 수 있다)
혹여나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나의 주캐릭터의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회피스킬+1)

즉, 회사와 나는 다른 존재이고 일은 일이다. 그뿐이다.


다만, 부캐릭터도 1개뿐이다.


부캐릭터를 만들어서 주캐릭터에게 최대한 긍정적인 발전의 여력과 최소의 대미지를 준다는 것은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다만, 우리에게 부캐릭터는 대부분 1개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부캐릭터라고 쉽게 생각하면 직장인으로서 돌이키기 쉽지 않은 대미지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은 항상 염두에 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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