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소갈빗살 구이에 대해, 백년식당 갈비애드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구이 음식이 무어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주저 없이 소갈빗살 구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어학연수 다녀와 동기들보다 조금 늦게 접했던 대학 4학년 취준생 시절, 먼저 취직한 친구가 와서 홍대 곱창골목 어딘가에 앉아 사주던 그 소갈빗살 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물론 한우 꽃등심 구이나 와규도 엄청난 맛을 자랑하지만, 이게 그 가성비 관점으로 간다면 소갈빗살 구이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갈빗살은 보통 갈비뼈와 뼈 사이에 있는 늑간살을 이야기하며, 손가락 모양으로 기다란 고기라 하여 Rib Finger Meat라고도 합니다. 갈빗살은 양념장(Marinade)에 일정 시간 재워놓는 숙성을 통해 양념장 재료들과 고깃살 사이의 깊은 맛이 우러나게 합니다. 저는 숯불에 갈빗살을 굽는 것을 선호하는데, 식품연구원 실험에 따르면 숯불은 프라이팬이나 돌판에 비해 가열 감량과 전단력이 낮고, 수분함량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가열 감량(weight loss on heating)이 낮다는 말은 어느 물질이 가열됨으로써 생성하는 질량의 감소가 낮다는 말로 육즙의 감소량이 적다는 뜻입니다. 아울러 전단력(Shearing force)이 낮다는 말은 더 낮은 힘으로 절단 가능하다는 말이며, 이는 부드러워 먹기 더 편하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숯은 중간에 프라이팬이나 돌판 등의 매개체가 없어 복사열이 전달되어 고기 자체의 수분함량이 높아져 부드러워고 풍부한 맛을 지니게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각주 1) 그래서 전 가능하면 갈빗살은 숯불에 구워주는 곳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소갈빗살을 소개한 이유는 어제 공항신도시에 위치한 백년식당 갈비애드림에서 제대로 된 소갈빗살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오픈한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으로 양질의 소갈빗살을 숯불에 구워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음식점은 상기 사진과 같이 피아노 줄같이 아주 가느다란 금속줄 위에 고기를 굽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고기와 닿는 표면적이 작아 숯의 더 많은 원적외선 및 복사열이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육즙의 감소가 적고 더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어 매우 맛있습니다. 소고기 맛이 하도 훌륭해 주력인 돼지갈비도 먹어봤는데, 돼지갈비 역시 그 깊은 양념장의 맛과 어우러져 어린 시절 부모님과 가끔 외식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음식은 그렇습니다. 사실 어른이 되며 이런저런 기회로 더 비싸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지만, 특정 음식을 먹으면 그것과 연계된 예전 추억이 살아나기 시작하지요. 저의 경우엔 계란입힌 식빵구이는 엄마, 양념갈비는 부모님과 동생, 소갈비는 취준생 시절, 감자튀김은 어학연수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요즘은 빈번히 평양냉면과 그 제육, 수육을 먹고 있는데, 이 또한 언젠가 현재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해 줄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식 본연의 맛, 그리고 같이 먹는 사람들과의 즐거움. 이 또한 살아가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천 공항신도시 갈비애드림, 032-752-2200 (공항신도시 은골사거리 인근 호텔거리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