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을 자기 전에 큰 아이가 대뜸 아인슈타인에 대해 물어보더라. 아인슈타인은 왜 유명한 과학자냐고. 그래서 상대성 이론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당시 사람들은(뭐 지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간이나 공간은 절대적인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인슈타인이란 아저씨는 그 생각을 비틀어버렸다고.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그는 빛의 속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 관측자에 따라 시간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고. 그래서 구름이가 광속에 가까운 로켓을 타고 인터스텔라 여행을 하고 오면 상대적으로 아빠보다 더 나이가 많아져서 올 수 있다고 말이지.
그리고 그는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강한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인류에게 알게 해주었다고. 덕분에 우리는 인공위성도 띄워 쉽게 내비게이션으로 길도 찾고, 각종 GPS를 이용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그러더니 대뜸 이 녀석은 뉴턴에 대해 물어보더라. 나는 또 생각 없이 뉴턴이란 아저씨는 미적분을 알아내고 고전역학 3법칙을 발견했다고 말을 해주었다. 우리가 버스를 타고 있다가 급정거하면 왜 앞으로 몸이 쏠리는지, 아이스링크에서 상대방이 다가와 나와 충돌하면 왜 내가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지 뭐 그런 것에 대해. 결정적으로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내어 질량은 가진 물체끼리는 미약하나마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만유인력을 얘기하니 이 녀석이 사과! 그러더라.
물리 얘기만 하기 뭐해서 그다음엔 멘델과 다윈의 생물학 이야기도 해주었다. 뭐 사무라이 개 껍데기의 자연선택설 그러한 것들. 그렇게 이런저런 과학에 대한 얘기를 하며 잠자리에 들긴 했는데. 문득 오늘 아침에 생각해보니, 이거 이 녀석 딱 이돌이나 공돌이가 될 각 이다. 남들은 침대에 누워 동화책도 읽고 양도 세고 그런다던데. 이건 뭐 둘이 하는 대화가 감정이라곤 하나도 없이 메마른 과학얘기뿐이라니. 언제부터 이 녀석 꿈이 과학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 참 유전이란 무서운 것 같다는 생각이. 그래 너는 아빠가 못 이룬 그 과학자라는 꿈을 꼭 이루시길 ㅋ
#아빠는 공돌이
#훌륭한 과학자가 되려면 영어 수학 잘 해야 한다라는 말을 언제나 말꼬리마다 붙이는 건 어쩔수 없는 부모의 욕심 ㅋ
*사진출처: https://www.pexels.com/photo/astronomy-cosmos-crater-lake-national-park-dawn-262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