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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Apr 19. 2016

해외 출장 기술

십만 마일 출장 유경험자의 애정 어린 해외출장에 대한 기록

입사한 지 십여 년이 다 되어 가면서 해외 관련 업무를 많이 하다 보니, 해외 출장도 자연스레 많이 가게 되었습니다. 갈 때마다 뭘 챙겨야 할지 고민을 하곤 해서 이번 기회에 제 점검 차원에서 정리하는 셈 치고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물론 개인별/업계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해외출장의 큰 가닥을 잡고 간다 생각하시고 편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남자다 보니 남자 기준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0. 출장 가기 전

출장 가기 전 스케줄을 잘 수립해야 합니다. 출장에 가서 어느 업체를 언제 어디서 만날 지 미리 컨택을 하고 스케줄링을 해야 합니다. 간단히 만나서 얘기해도 각자 소개하고 이것저것 논의하다 보면 2~3시간은 후딱 지나갑니다. 가능하면 하루에 3개 이상의 회의를 잡는 것은 비추 합니다. 회의도 중요하지만, 매일매일 하루를 정리하고 문서화할 수 있는 시간도 남겨 두어야 합니다. 스케줄링과 관련하여 저는 국가별 시간까지 고려하여 관리를 해 주는 MS 아웃룩 일정관리를 추천합니다. 15분 전에 약속에 대해 알람도 전해주고, 월이나 주별로 프린트해서 정리할 수도 있으니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합니다.

호텔이나 숙소 예약도 중요합니다. 2~3일 정도 체류할 계획이라면 물론 호텔이 낫겠지만, 1주일 이상 머무를 계획이라면 한국인 민박이나 셰어 아파트먼트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구권의 경우 아파트 거주자가 장기간 여행을 할 때, 자신의 집을 단기 렌트해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런던의 경우, 구글링을 해보니 아래와 같은 사이트가 있더군요.

http://www.onefinestay.com/


아울러 해외출장은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나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굳이 서점에서 비싼 여행책을 사기보다는 KOTRA 글로벌 윈도우를 추천합니다. 글로벌 윈도우 사이트에서 간단한 회원가입만 하면 세계 각지의 우리 코트라 무역관 직원들이 작성해 놓은 국가별 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보통 각 국가별 200-300페이지는 기본이며,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어 여행책자보다 훨씬 값어치 있는 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세무, 회계, 정치, 경제, 물가 등 다양한 통계자료도 한글로 되어 있어 정보를 얻기에도 용이합니다. 다만 이는 각 무역관에서 현지 자료를 토대로 구성한 것이므로, 실무에 쓸 자료를 원한다면 당연히 현지 회계사나 파트너에게 정확한 수치를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코트라 글로벌 윈도우 아래 링크 참조)

http://www.globalwindow.org/gw/


1. 출장 준비물

출장 갈 때 가장 애매한 부분이 이 출장 준비물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 리스트를 아래와 같이 한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1.1 여권 :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여권사본도 여권과 별도로 준비하시면 응급상황 발생 시 도움이 됩니다.

1.2 국제 운전면허증(물론 플라스틱 국내 운전면허증 포함) : 국제 운전면허증은 근처 경찰서 가시면 금방 발급 가능합니다. 주의할 점은, 미국 등 대부분 외국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으로 운전할 경우 한국 면허증과 여권을 함께 지참하지 않으면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렌터카를 빌려주지 않을 수도 있고요. 따라서 국제 운전면허증, 한국 면허증, 여권 이 세 가지를 모두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1.3 명함 : 요거 생각 안 하면 까먹습니다. 해외 출장 가서 하는 일의 반은 명함 주고받기입니다. 많이 챙기십시다.

1.4 노트북 및 커넥터 : 노트북과 충전기는 보통 잘 챙깁니다. 헌데 요즘 나오는 노트북들이 대부분 슬림이라 외국의 전통적인 프로젝터와 잘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RGB 커넥터를 꼭 챙겨야 합니다.

1.5 법인카드 :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업무상 비용에 대해 종종 법인카드로 결제하지 않으면 후처리가 어려울 때도 많이 있습니다. 확인하시어 챙기십시다.

1.6 수첩 및 노트 (+아이패드) : 회의 시 기록할 수첩이나 노트도 챙겨야 합니다. 저는 아이패드 메모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개인별 취향에 맞게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1.7 정장 : Official 한 미팅이 있는 경우 정장을 챙겨야 합니다. 넥타이도 잊지 맙시다.

1.8 카탈로그 혹은 브로셔 : 우리 회사를 소개하러 가는 경우, 이것도 잘 챙기지 말입니다.

1.9 항공일정표 및 출장 일정표 : 저는 요즘 이런 거 고냥 다 아이폰의 ibook에 다 집어넣습니다.

1.10 여행 기본 물품 (개인별로 상이할 수 있음) : 치약, 칫솔, 비누, 샴푸, 면도기, 수건, 속옷, 긴팔(반팔) 상의, 바지(반바지), 양말, 구두, 운동화, 로션 등 기초화장품, 약(소화제, 해열제, 지사제, 밴드 등), 손톱깎이, 화장지, 비닐봉지, 지갑, 가방, 모자, 선글라스, 선크림, 우산, 등

주) 참고로 샘소나이트에서 나온 여행 준비 앱을 추천합니다. 여행 준비물을 이것저것 빠짐없이 잘 준비할 수 있게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출장뿐만 아니라 여행 갈 때도 유용하게 쓰이는 앱입니다. 광고하는 건 아니니 링크나 사진은 생략합니다.


2. 출장지로 가는 길

일단 출장준비를 하고 인천공항에 가는 길은 상쾌합니다. 물론 현지에 도착하여 업무를 시작하면 피곤하지만, 출발할 때는 마치 여행 가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공항엔 적어도 탑승 2시간 전에는 도착한다 생각하고 집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물론 비행기 좌석은 미리 인터넷으로 지정합시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요즘 인터넷에 로그인하고 예약번호를 입력하면 좌석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PP카드나 다이너스카드가 있다면 인천공항에 미리 들어가 라운지에서 쉬는 것도 괜찮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나 라운지가 존재하는데, 경유시간이 길거나 자주 출장을 다닐 것 같으면 미리미리 PP카드 같은 걸 만들어 놓는 편이 좋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출장지에 도착하면 일단 입국심사를 하게 됩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이 입국심사시 여러 가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대답을 잘 해야 합니다. 예컨대 "너는 여기에 온 목적이 뭐니?"하고 물어봤을 때, '아, 나는 여기 여행 온 게 아니라 출장, 그러니까 일하러 왔어'라는 생각에 "I am here for working..." 이러면 곤란합니다. 입국심사관이 거르는 사람은 불법체류가 의심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영어에 아주 능숙하지 않은 한 working이니 이런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범답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I have a meeting with my business partners!"

아울러 숙소가 어디인지, 얼마나 머물 것인지 등을 더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잘 몰라서 주저하거나 애매모호하게 "Mm... about two months..." 이러면 곤란합니다. 아무리 요즘 대부분 선진국이 무비자로 90일~6개월 체류가 가능하지만, 오랫동안 체류하는 외국인을 반기는 입국심사관은 없습니다. 이럴 때 모범답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A couple of weeks!"


3. 출장지에서

보통 사무실에서 미팅만 하는 출장도 있지만, 때론 현장답사; Site survey 등으로 현지에서 렌터카를 빌리거나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이용해야 할 서비스가 있으니 데이터로밍 무제한 서비스입니다. 저는 KT를 사용하는데, 24시간 꽉 채워 무제한으로 사용해도 만원입니다. 데이터를 굳이 왜 써야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바로 구글 지도로 내비게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내비게이션만 있다면 지구 어디라도 렌터카를 해서 방방곡곡 다니는 데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설령 내가 운전하지 않더라도 핸드폰의 지도가 작동하여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주변을 계속 검색할 수 있다면 현장답사가 무지막지하게 수월해집니다. 아울러 카톡이 되니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보이스톡도 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연락도 가능합니다. 출장기간 내내 사용하면 너무 비싸니 하루 이틀 정도만 사용하면 됩니다.


물론 해외에서도 전화 한 통으로 신청 가능하며, #1114로 문자를 보내면 '로밍 전문 문자 상담센터'로 연결되어 바로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 로밍을 하게 되면 배터리는 광속 방전될 테니 당연히 샤오미 배터리 10,400mAh 정도는 준비해 두어야겠죠? 위치를 켜 놓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좌표값이 사진에 기록됩니다. 이를 Picasa(구글 무료)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동시켜 구글어스로 입력하면 현장답사 시 이동경로도 손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조금 더 고수 시라면 kml. 파일로 미리 현장의 도면이나 지형지물을 구글어스에 입력하면 현재 위치를 휴대폰 도면 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과 회의를 할 때... 막막하시나요? 여기 필자가 미리 써 놓은 '외국인과 회의하기'란 포스팅이 있습니다. 영어에 자신이 없거나, 외국인과 회의한 경험이 별로 없으시다면 참고 바랍니다. :D

https://brunch.co.kr/@aboutheman/30


4. 출장을 마치며

출장을 마칠 시간이 되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이제 귀국해서 어떤 것을 보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즉, 출장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출장보고서는 매일매일 사부작사부작 작성하곤 합니다. 출장이 보름이나 한 달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막판에 출장보고서를 몰아 쓴다는 것은 거의 무리이며 불가능합니다. 부디 미리미리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바랍니다.


출장이 길어지면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같이 간 동료에게 가끔은 짜증 섞인 말도 건넬 때도 있고, 서먹서먹해질 때도 있습니다. 부디 자신의 멘탈을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예컨대 휴대용 게임기나 책, 영화, 만화 등을 잘 챙겨서 출장지에서 멘탈이 붕괴될 때 잘 잡아줄 무언가를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집도 없고 출퇴근도 없이 24시간 7일 내내 같이 있으면 멘탈이 붕괴되는 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부디 심리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조금이나마 해외출장을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끝.


배경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vNAZubsDW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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