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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Jun 27. 2016

칭기즈칸에게서 배우는 리더십 원포인트 레슨

사람은 살아가며 누구나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는 1-2명의 리더가 될 수도 있고, 1만 명-2만 명의 리더가 될 수도 있다. 필자는 딱히 그리 똑똑하지도, 전투력이 뛰어나지도 않아 처음 그 리더의 자리가 주어졌을 때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던 편이다. 건설회사에 입사해서 혼자 견적하고 입찰하다가 갑자기 황량한 아라비아 반도로 발령 나게 되었고, 난데없는 인도 아저씨들 백여 명이 오롯이 내 앞에 계시게 되었던 것이었다! 리더십 책이라도 읽고 싶었지만, 아라비아 반도에 내가 읽을만한 리더십 책이 있을 리 만무했고, 인프라가 취약한 그곳에서 동영상은 언감생심이었다. 고민 끝에 찾은 것이 딴지일보의 '테무진 to the 칸' 이었다. 요즘엔 그다지 딴지일보에 출입하지 않지만, 당시 읽을거리가 부족했던 나는 거의 매일 딴지일보를 읽곤 했다. 여하튼 이 테무진, 칭기즈칸의 일대기를 읽으며 그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고, 과연 이는 나에게 꽤나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여기서 그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테무진(=칭기즈칸)은 사실 어린 시절을 매우 어렵게 보냈다. 아버지 예수게이가 독살당한 후, 다른 부족장들은 테무진을 죽이려고 했고, 그래서 테무진은 산속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사람이 '자무카'이다. 본래 칭기즈칸과 안다, 즉 의형제를 맺은 이 자무카는 장성한 후 테무진의 정치적 숙적이 된다. 이 자무카는 테무진에 비해 군사적 실력이 훨씬 높았으나, 적을 이기고 나면 삶아 죽이기까지 하는 잔인성이 있었다. 전투에선 수도 없이 테무진을 이긴 이 자무카는 결국 정치의 영역에서 테무진을 능가하지 못한다. 사실 이는 로마시대 코끼리를 이끌고 알프스를 넘어 진격한 한니발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백번 전투에 이기더라도 전쟁에선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이 군사학에선 널리 알려진 가르침이라 한다. 물론 재능의 관점에선 항우와 유방의 사례와도 유사하다 볼 수 있다.

그럼 테무진의 장점은 무엇이었을까. 아 물론 자무카에 비해 떨어진 전투력이지 기본 실력은 물론 평균 이상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 탑클라스의 실력과 혈통만이 훌륭한 리더를 배출하는 원동력은 아니란 말이다. 테무진은 훗날 제국을 건설하고서도 계급 폐지, 종교자유 보장, 약탈혼 금지, 인종차별 금지 등 상당히 훌륭한 정책을 펼쳐갔다. 물론 서구에선 그저 미치광이 정복자로 평가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는 적에겐 무자비하지만 본디 자비로운 사람이었다. 지도자의 자질은 베푸는 것이라 하며 베푸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아울러 한번 폭발하면 다 들어 엎는 경우도 있었지만, 인간적으로도 소심하고 소박한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세계 정복을 거의 다 한 말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평범한 사람으로 평범한 게르(Ger, 몽골식 천막)에서 살다 평범하게 늙어 죽고 싶다"
누군가를 죽이고 정복하지 않으면 죽임 당하는 초원의 약육강식 사회에서는 어찌 보면 그는 의도치 않은 강자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는 전쟁을 할 때도 선전포고 없이 들어간 적은 없다고 한다. 나무 위키를 참조해보면 전쟁을 하기 전엔 대부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선전포고는 언제나 "내가 참작할 기간 줄 테니까 그때까지 항복해. 항복 안 하면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니 기대해라"라고 했고 이 말을 어긴 적이 없다. 물론 당연하게도 자신이 죽은 적도 없다.""

그가 장수를 채용하는 첫 번째 원칙은 '능력'과 '충성'이었다. 야만스럽고 잔인하지만 자신의 사람, 믿는 사람에겐 관대하고 친절했다 한다. 사실 일을 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누구나에게 친절한 젠틀맨은 사실 내 시니어로도 주니어로도 부적합한 측면이 있다. 일을 할 땐 어느 정도 내 팀, 내 회사로서의 배타성이 필요로 하며, 경우에 따라 강하게 나가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경우 타 팀이나 타 회사에선 안 좋게 볼 수는 있다. 그러나 회사는 이윤을 남겨야 하고, 목적된 결과물을 제한된 시간과 예산으로 만들기 위해선 어느 정도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주니어는 가서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하며, 이는 내 시니어가 내 편이 되어 줄 것이라는 든든한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주니어의 '충성'은 곧 시니어의 '신뢰'와 같은 말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능력은, 몽골 시절엔 혈통이 될 수 있겠고, 지금은 학연이나 지연이 될 수 있다. 인맥은 사실 어느 정도 효율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예컨대 학교 다닐 때부터 알아온 똑똑한 후배가 우리 회사 주니어로 들어온다면 같이 일을 하고 싶을 것이다. 아울러 어느 공장이나 현장에서 인턴 때 호흡이 딱 딱 맞게 같이 일을 했던 후배는 언제든 다시 일을 같이 할 수 있게 끌어드리고 싶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앞서 언급한 능력과 로열티에 맞는 관계다. 하지만 얼굴도 능력도 모르는 학교 후배를 데리고 오거나, 단지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어느 후배를 데리고 다닌다면 그는 뛰어난 리더가 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전자는 스스로 얻은 인재를 선호하는 케이스고, 후자는 혈통을 중시하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테무진은 가문이나 부족보다 '스스로 얻은 인재'를 선호했다. 친척이라는 사람들은 이득에 따라 자주 배신했지만, 혈연 없이 맺어진 관계는 훨씬 더 끈끈했다고 한다.

사실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점진적인 인플레이션을 제시하여 사회의 안정을 이루듯, 인간은 본디 한걸음 나아가려는 유전자를 가진 존재기 때문이다. 테무진은 전쟁을 하며 국토를 넓혀가면서도 법과 질서 체계를 만들어 갔다. 칸 못지않은 권력을 가진 무당을 처형하였고, 문자가 없던 몽골에 문자를 만들어 '원조 비사'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아샤'라는 법률을 성문화 하여 몽골의 오랜 악습과 풍습을 폐지하거나 개선했다. 경제체제도 개선하여 유목과 수렵에 의존하는 기존의 생활패턴 대신 상업을 발달시키려 노력했다. 결국 칭기즈칸은 점점 더 정리되고 선진화된 사회를 만들어 갔고, 이러한 변화는 그의 리더십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물론 사후 확증편향적 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리더가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 하고, 환경과 시대가 다르더라도 성공하고 실패한 케이스는 많이 모아야 하지 싶다. 그렇게 고민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간다면 하나둘씩 모이는 주니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도 그 과정에 있을 뿐이다.

주) 상기 칭기즈칸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나무 위키를 참조함
주) 칭기즈칸에 대해 더 읽고 싶은 분은 불후의 명작 '테무진 to the 칸'을 읽어보길 권함. 무료임! 그리고 무지 김 :) (참조 : tarnatos.tistory.com/m/post/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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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사진 출처 : www.imdb.com/title/tt0416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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