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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outjina Sep 15. 2021

이토록 사적인 독서모임이라니_Ep.04

<더글라스 케네디 -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2021년 6월 2일(수) B가 자신만만하게 선택한 책과 함께했던 2021년 BnJ의 제4회 독서모임.

녹음에 문제가 있어서 기억을 더듬으며 겨우겨우 완성된, 굉장히 노고가 많은 글!





※ 본 글에는 일부 스포가 포함돼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J: 언니 어땠어요?


B: 선택이 아주 탁월했다~ 이번에도 나의 선택을 틀리지 않았다. 역시 나다.


J: (ㅎㅎㅎㅎ... 저럴 때 살짝 꼴 보기 싫음, 그렇지만..) 저도 재미있었어요. 나는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을 '빅 피처' 하나만 읽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글라스 케네디 하면 스릴러!가 가장 먼저 떠올랐거든요. 초반에는 그 이미지 때문에 '너무 다른 느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더글라스 케네디답다.'라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읽었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그림도 이상했는데 점점 그림도 너무 좋더라고요.


B: 그림이 '프랑스'스러워. 어쩐지 딱 프랑스 그림책 같은 느낌이야. 내가 어릴 때부터 우리 집에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라는 책이 있었거든. 장 자끄 상뻬라는 작가가 그린 건데 그림체가 되게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어.


J: 맞아요. 나도 그 책 떠올랐어! 나는 책 그림이랑 작가랑 조화가 너무 안된다는 생각이 초반에는 들었는데, 읽다 보니깐 조화가 너무 잘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B: 적당히 어른스럽고, 적당히 아이 같은 순수함이 있고, 적당히 예술적이고, 적당히 희망적이고... 너무나 이상적인 가족이잖아. 이혼을 했지만... 이혼가정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이상적인 엄마 아빠와 가족 구성원들이 있고, 이 오로르가 자폐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똑똑하고 영특하잖아. 또, 이 아이의 자폐를 장애라고 여기지 않고 친절하다고 표현하는 게 좋았어. 흥미롭게 읽었어.


J: 내가 전에 번역된 책 제목이 이 책과 안 어울린다고 말 한 적 있잖아요.(이 책의 원제는 'AURORE AND THE MYSTERY OF THE SECRET ROOM_오로르와 비밀방의 미스터리'이다.) 그때 언니는 번역된 책 제목도 좋다고 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번역된 책 제목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B: 응. 나는 이게 맞는 것 같아. '모두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형사도 선생님도 모두가 친구가 되고 싶어 하잖아. 그래서 이 제목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J: 내가 왜 원제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냐면,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는 이 시리즈 중 2편 만을 나타내는 제목이 아닌 것 같아서 그랬어요. 해리포터도 여러 가지 시리즈가 있는데 '불사조 기사단', '비밀의 방'처럼 매 편의 주제가 있잖아요. 그런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는 이 시리즈 전반을 아우르는 제목이지 2편의 주제를 나타내는 제목은 아닌 것 같아서 그랬어요.


B: 1~2편으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제목을 맞추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어. ('~한 오로르'라는 표현) 아마 원제를 그대로 썼으면 이 라임이 안 맞으니깐 그랬던 게 아닐까?


J: 우리나라에서 가끔가다가 원래의 콘셉트와 전혀 다른 콘셉트로 홍보해서 망한 영화들이 몇 개 있잖아요. 난 이 책도 뭔가 그런 류의 책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B: 오로르가? 어째서? 이거 안 망했어. 심지어 이거 베스트셀러야.


J: 아니 아니... 그죠... 안 망했죠...ㅎㅎ 근데 물론 이 책 제목만 보면 너무 어린이 도서 같은 거예요.


B: 아~ 조금 그런 느낌이 있지. ㅎ


J: 그래서 1편도 그 책에 주제가 있었을 것이고, 원제도 그 주제에 관련된 제목이었을 것 같은데, 번역된 책은 '마음을 읽는 아이',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와 같이 세부 주제가 아니라 너무 전반적인 책의 느낌을 너무 동화처럼 쓴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B: 나는 바뀐 제품이 내용의 핵심을 말한다고 느꼈거든. 예를 들면, 스토리상 오로르가 학교를 가기 시작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했고, 그중에 한 명과 친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중요한 일에 함께 엮기고... 그래서 거기에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네 얘기를 들어보니 확실히 그런 느낌도 있다 ㅎ


J: 그럴 수 있어. 어디에 포인트를 두고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 같기는 해요.



B: 너 혹시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 있어?


J: 언니는 뭐예요?


B: 나는 친구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어'라고 말했던 그 장면! 


J: 난 그건데! 굉장히 충격적인 뽀뽀 장면이 나오잖아요. (스포가 될 수 있으니깐 여기까지만...)  나 그 장면 너무 충격이었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라 완전 깜짝 놀랐어요. 웬만한 반전 영화보다 더 충격이야.


B: 난 이거 보면서 많은 질문이 떠오르진 않고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는데, 너 만약에 오로르 같은 아이가 나타나서 '나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눈을 감으면 참깨세상으로 갈 수 있어요.'라고 한다면 믿을 것 같아?


J: 아니요.


B: 네가 생각하는 것을 이 친구가 다 막 술술 말하고 그럼?


J: 아~ 그럼 믿겠지.


B: 그럼 비밀 지켜줄 거야?


J: 떠벌릴 것 같은데요?ㅎㅎㅎ


B: 막 과학연구소 그런데에?


J: 아니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주변 사람들한테 말하고 다닐 것 같은데요? 친언니나, 아니면 언니한테? 근데 언니 그럼 언니는 믿겠어요? 내가 '언니 내가 누굴 만났는데 얘가 마음을 읽어요. 내가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런 걸 다 알더라...' 그럼 믿을 거예요?


B: 어허? 혹시 오로른가...? 하겠지...ㅎㅎㅎ 혹시 그 아이 이름이 오로르??


J: 근데 이건 정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동화 같은 이야기예요.


B: 맞아. 너무 이상적인 가정에 이상적인 이야기이지. 


J: 그리고 오로르를 돌보는 선생님도 그렇고 경찰들도 그렇고 다 너무 아름답기만 하잖아요. 실제로 일어나기는 참 어려운 일이죠. 그런 면에서 청소년 도서로 좋은 책 같아요.


B: 난 그 지점이 참 좋았어. 그리고 이게 마지막에 끝날 때도 '그래서 모두 행복했답니다.' 이게 아니라 '오로르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이렇게 끝나잖아. 그래서 또 그다음이 기다려져. 내가 생각했을 때 다음 편은 선생님의 이야기일 것 같아.


J: 나는 1편을 읽고 싶었어요. 1편부터 읽었어도 괜찮았겠다. 그런데 2편만 읽거나, 아니면 2편부터 쭉 읽는다고 해도 크게 무리 없는 책이긴 것 같아요.


B: 1편부터 읽었다면 왜 참깨세상인지 알았겠지.


J: 맞아요. 나도 왜 참깨세상인지 궁금했어. 그렇다면 언니 인상 깊은 구절은 어떤 거였어요? 난 찍어왔는데...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세. 정말 무섭고 힘든 일과 마주쳤을 때에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천천히 열까지 세는 거야. 겁먹거나 놀랐을 때에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거나, 멀리해야 할 것을 찾게 되거든" 난 이걸 보면서 좋은 방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정이 격해져 있을 때 이 방법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B: 육아할 때도 이 방법이 필요해. 그런데 이것 또한 너무 이상적인 말이지.


J: 맞아. 누가 흥분하고 열 받았을 때 이렇게 할 수 있겠어요.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여섯, 일곱....


J: 언니 그렇다면 이 책의 단점이라고 생각한 부분 있었어요?


B: 단점? 너무 이상적이기만 하다는 거? 


J: 언니 그건 우리가 너무 때가 묻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거 아닐까?


B: ㅎㅎㅎㅎ 현실적으로는 이혼가정에 장애가 있다는 것 만으로,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사춘기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어려움에 빠지곤 하잖아. 그런데, 오로르네 집은 모든 상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들이 굉장히 이상적으로 잘 협조해서 누구 하나 눈물 흘리는 사람 없이 어려움을 헤쳐나간다는 것이 정말 이상적인 것 같아.


J: 왜요. 언니 울고, 엄마 울잖아.


B: 에이~ 그건 과정일 뿐이지. 결론적으로 누군가 비탄에 빠지거나 하지는 않잖아. 그리고 나 이거 다른 이야기인데 이거 책이 떡제본이 아니라 실로 짜여있어서 완벽하게 열리잖아. 그것도 너무 좋았어. 책을 만드는데 공을 들였구나 생각했어. 실도 너무 이쁘고. 이렇게 만들면 단가가 엄청 높아지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아. 그것도 신기했어. (오로르 시리즈를 10권까지 제작하는 것을 전제로 계약을 했나?..)


J: 이거 딱 보니깐 이 작가가 풀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이미 이야기를 확장해 놓았고, 등장인물도 많고, 이 아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아이로 만들어 놓아서, 이 정도 글빨에 능력 있는 작가라면 10편까지는 거뜬히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B: 그래서 나 원작이 어디까지 나왔는지 궁금해.


J: 나두요. 잘 만들었어 이 책. 작가의 구성빨인 것 같아요. 등장인물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입체적이고 그리고 그게 너무 유치하지 않아요. 그리고 분명한 캐릭터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삽화도 한 몫한 것 같아. 작가와 삽화가가 잘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B&J의 지극히 사적인 평점

B: 9.2

J: 9.0


함께 보면 좋을 작품 추천!

B: 장 자끄 상빼-얼굴 빨개지는 아이 : 한 아이의 성장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책
J: 영화 '원더' : 주인공 아이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주변 인물의 감정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영화

* 이 글은 B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bbona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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