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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만두 Jan 21. 2019

퇴사하겠습니다


퇴사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뱉은 지 삼 주 정도 지났다. 그 말을 하고 나니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차례 면담이 잡혔다. 다양한 장르의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나를 붙잡아줬다. 


회사를 나간다고 했을 때 응 그래 고생했고 잘 가렴 하는 것보다야 기분은 말할 것도 없이 나았지만 퇴사 프로세스의 1번을 시작하는 것조차 역경이라 느껴질 만큼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사직서에 모든 결재를 받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소모했다.


중간중간 뒤통수가 얼얼할 만한 일들에 인간적으로 크게 실망하고 다수의 분노도 함께 하면서. 그 덕에 퇴사 부스터는 앞으로 죽죽 잘 나갔다.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마음은 단단해졌다.


그렇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사팀에서 어디 여행이라도 갈 건지 물었다. 여행이요? 아니요. 지금 여행 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했더니 어머 정말 힘들었나 봐요 했다. 그랬나 보다. 퇴사 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봤는데 '아무것도 안 하기' '가만히 있기'인 것 같다. 이틀 정도는 10시간 이상 가만히 누워 잠만 자고 싶다. 


여러 건의 결재들과 인수인계를 마무리하려면 나에게는 이제 11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가능하면 그 안에 모든 기록을 남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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