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어떤 이야기 끝에 '그래도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 게 어디야. 그런 사람이 좋아' 라는 결론을 냈다. 세상에는 말로 상처 주는 사람이 정말로 많고 같은 말도 예쁘게 하는 사람과 투박하게 하는 사람으로 나뉘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라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좋다는 거였다.
빈말이라도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아지니까. 웃게 되니까. 말로써 기분을 환기시켜 주는 포인트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그렇게 말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나 자신한테는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하고 싸가지 없게 굴었다는 사실을.
가장 나쁜 말을 쏘는 건 나였다. 나는 나한테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말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겸손하게 만드니까. 근데 그렇게까지 몰아 붙일 필요가 있나 싶은 거다 갑자기. 그냥 적당해도 되는데.
어떤 상황이 내가 아닌 타인의 상황이라면. 고민하는 내용을 듣고 그 사람이 걱정되면 뭘 괜찮다고 해줬을까. 나 진짜 그거 잘하는데 왜 나한텐 못해줬지 단 한 번도?
그 생각이 들자 이제부터는 나한테도 좀 달콤한 빈말을 던지고 싶었다. 가볍고 속이 좀 비어있으면 어때. 하나씩 쌓여 뽁뽁이가 되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