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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다란고양이 Oct 25. 2023

고객센터에서는 어떻게 일을 진행시킬까

이관과 토스 그 어딘가의 이야기


요즘은 고객센터로 가는

창구가 다양해진 듯하다.
예전에는 전화와 게시판, 이메일 이 정도로

나뉘었는데 요즘은 챗봇상담과 채팅상담

그리고 화상상담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창구가 생김에도 불구하고

전화상담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직접 처리가 안 되는 일

일단 채팅이나 전화로 상담원이
연결되는 게 깔끔하기 때문이다.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바로 상담원이

연결되는 것보다는 목적에 맞게 번호를 눌러야

해당 상담원과 연결이 되는 구조가 많을 것이다.
다산콜센터나 114 같은 데는 바로 연결이 되지만
그런 곳보다는 해당 내선을 선택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고객의 목적에 따라 단순히 변경이나 전산을

통해 처리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그 자리에서 해결이 되지 않고

이관을 하여 처리가 되기도 한다.


기술부서나 민원부서, 원격부서 등

특수한 임무를 맡은 부서이다.

자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랑은 아닌 것 같다.


수많은 콜센터를 전전한 나는

고객이 바로 인입되는 인바운드 부서,
기술적인 상담이 필요한 기술장애부서,
고객과 원격으로 연결하는 원격부서,
그리고 민원건을 처리하는 민원부서에서

모두 근무해 본 결과 각각의 특징들을

나열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고객센터에 최전방인 일반부서에 대해 말해 보자.
대표번호로 고객이 전화를 걸면 바로 꽂히는

곳이 인바운드 부서이다.
항상 대기를 해야 하기에 화장실이나

개인 업무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받는 콜수도 콜수고 처리건까지 높여야 하는 부서다.
1차 총알받이기에 고객의 분노를 전면으로 느낄 수 있다.
한 번에  처리

시간을 최대한 적게 써야 하기에
제일 많이 혹사당하는 부서인 것 같다.
그렇기에 제일 많이 울고,

제일 많이 사고가 일어나는 부서다.

일반부서의 관리자들은 늦게까지 남아

일처리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일반부서는 인원이 제일 많이 들어왔다

제일 많이 나가는 부서다.

그중의 나도 한몫했다.
쉽게 들어왔다 쉽게 나가기에 팀장 부팀장 급의 관리자들은 퇴사자 여부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급여도 최저급여인데 대우나 교육량,

처리방식이 까다롭기에 적응하는데

여간 쉬운 게 아니니 말이다.
 
그렇다면 1차로 인입된 상태에서

처리가 되지 않았을 때 타 부서로 이관하게 되는데, 가끔 잘못 이관을 하거나 오안내로

이관되었을 때엔 다시 1차로 돌려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관부서는 이관을 받은 상태에서

고객에게 전화를 나가게 되는데

간혹 전화 요청 후 받지를 않거나,

시간 약속을 계속하게 되면 미처리건이 늘어나

신경 쓰이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

아니면 처리가 오래 걸리는 일을 받게 되는 경우도.
퇴근할 때 깔끔하게 퇴근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거나 정말 까다로운

케이스를 갖게 되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나는 그랬다.
미처리건 없는 깨끗함 업무창을 유지한 채

칼퇴를 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대망의 민원부서는

정말 진상 of 진상의 집결체였다.


1차 인입된 상담원이 오래 전화를

붙들 수 없으니 어느 정도 통화를 마무리하고 민원부서에 이관을 하게 된다.
가끔, 민원부서에서 반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객이 상담원에 의해 민원을 걸 때이다.
상담원의 태도, 상담원의 처리 방식에

불만을 품으면 민원팀이 아니라 그 상담원의 팀장이

민원통화를 나가게 된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당연한 것들까지 민원의 발화 지는

너무나 다양했다.


매일 같이 민원인을 상대하다 보면 사람이

예민해지게 마련이다.

나도 6개월 동안 선임이라는 직책으로

민원부서에 있었는데 사람이 피폐해진다.
매일 같이 사과와 양해를 구하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자괴감이 들기 때문이다.

굳이 세상 사는데 겪지 않을 수 있는 일들을

매일매일 겪는다는 게 불편했다.

그럼 왜 자꾸 고객센터에

입사를 하는지 물어본다면...
이유는 단 하나인 것 같다.
쉽게 관두고 쉽게 입사할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객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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