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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다란고양이 Jun 16. 2024

두 번째 고양이를 데리고 오다.

파묘의 다른 이름, 파양 된 고양이.

고양이를 기른다는 건

꽤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물론 고양이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기른다면 말이다.

시간과 돈, 그리고 인간관계까지도 그런 것 같다.


사실 나 혼자 사는 집도 아니고

부모님 집에 두 마리를 기른다는 건

꽤나 모험이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내 몸뚱이 하나 멀쩡히 건사하기도 힘든데

무려 고양이 두 마리를 코딱지만 한 내 방에서

기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


뭐 아무튼, 미르는 데려 왔고,

둘째를 데리고 오기로 했으니 이번에도

열심히 네이버 동물 분양 카페를 들락거렸다.

사실 다음 카페보단 네이버 카페가 더 익숙했다.

다음카카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거기에는 다양한 동물들의 분양글들이 올라온다.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앵무새, 타란튤라 등등 다양한 동물이 말이다.

한 동안 거기서 와 다양한 동물들이 있네.

얘네는 고양이랑 잘 지낼 수 있을까???

이렇게 감탄하면서 둘러보다 보니 본분을 잊었다.

아, 동물 구경이 아니라 미르 친구를 만들어 줘야지.


예전부터 강아지건 고양이건

장모는 화이트였는데 현실이 되었다.

단모는 치즈 태비, 고등어 태비, 턱시도가 이렇게 후보에 올랐다.

이하 태비는 생략하기로.


그러다 파양으로 인한 분양 글을 보게 되었다.

한 집에 두 마리를 기르던 대학원생이었다.

친척과 같이 살게 되었는데 같이 살게 된 친척이

심한 고양이 알레르기라서 파양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이럴 거면 왜 데리고 왔지??

하다가도 그냥 유기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다음 주인을 찾아주는 게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치즈와 고등어였는데 사진상으로는

전체적으로 치즈 고양이가 좀 더 끌렸다.

좀 더 귀엽고 예뻤다랄까???


그 당시는 생각보다 내가 속물이란 걸 깨달았던 때였다.

물론 지금은 대놓고 속물이긴 하지만.

이미 중성화는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성화 비용 무시 못하니 어느 정도 타협점이 필요했다.

고등어가 중성화가 되어 있다는 말에

고등어를 데려가기로 전달했다.

인천 부평에서 신촌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갔다.

미르와는 다르게 고등어는 구석에서 나오지 않았다.

사진에서는 치즈고양이가 이뻐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막상 사진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고등어의 잘생김이 드러났다.

나는 지독한 얼빠였던 것 같다.

고등어의 잘생김에 치즈는 보이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주인과 몇 마디 나누고 나서 고등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이 고양이는 워낙 겁이 많아 그런 건지

캐리어에서 하염없이 울어 젖혔다.

버스를 타고 신촌역? 홍대입구역까지 가는 동안

쉬지 않고 울어서 지하철에서 계속 울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지하철 사람들의 눈총을 이길 용기는 나에겐 없었다.

결국엔 지하철 타고 부평으로 가는 걸 포기했다.

그렇다고 걸어가기엔 나의 체력은 처참했다.

신촌역이었나?

홍대입구역이었나?

11년도 된 기억이라 잘 나진 않지만

나는 그때 처음으로 서울에서 부평까지 택시를 타게 되었다.

혹독한 택시비를 치른 뒤에야 미르의 친구,

바람 이를 집에 데려오게 되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름에 대해 이야길 해야겠다.

바람 이의 원래 이름은  Bob이라고 들었는데,

외국이름이라서 오 럭셔리하다 했으나 그건 내 착각이었다.

사실  Bob이 아니라 밥이었다고 한다.

하도 밥을 잘 먹어서 밥이라고 지었다고...


하지만 나는 다른 한글 이름을 원했고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밥과 비슷한 발음의 바람 이가 되었다.

하지만 바람 이가 되어도 밥은 여전히 잘 먹었고

지금도 밥그릇에 밥이 없으면 밥을 줄 때까지 나를 들들 볶는다.

이름을 기가 막히게 지었던 전 주인의 작명 센스에 엄지를 들었다.

현재 확대된 돼냥이

나는 그리하여 고양이 확대범이 되어

전국에 수배령이 내려질 정도가 되었다.

이름은 바람인데 왜 바람처럼 날질 못하니!!!!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보다 고양이는 그렇게 독립적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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