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사는 게 고민이었다.
사는 이유가 궁금했다.
"왜 살지?"
"왜 죽지 않아야 하지?"
마땅한 답을 구할 수 없어 전전 긍긍했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답을
누군가가 명확하게 말해주길 바라왔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인생의 답을 구하기 전에 필요한 게 있다는걸.
어떤 질문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
그게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
옳은 질문에 옳은 답이 나온다.
스스로 얻고자 하는 큰 답이 있다면
그에 걸맞은 큰 질문을 찾아야 한다.
사실 아직 해답을 얻진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질문을 완성하지 못한 거다.
'살아야 하는 이유'는
'죽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님도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됐다.
여전히 어렵다.
여전히 모르겠다.
하지만 이전처럼 답답하지 않다.
전혀 두렵지 않다.
올바른 질문만 찾는다면
결국 답은 알아서 나올 거다.
걱정할 필요 없다.
겁먹을 필요도 없다.
섣불리 판단하거나
예측할 필요도 없다.
그냥 바라보는 거다.
무엇이 나를 존재하게 하고
무엇이 나를 미래로 이끄는지
그것을 가능하게 할 궁극적인 단 하나의 일이 무엇인지
현실을 바라보고
나를 인식함으로써
내가 가진 것을 베풀고
아낌없이 나눔으로써
자연히 알게 될 것이라 믿는다.
오늘도 기분 좋은 고민이 이어진다.
오늘따라 바람이 참 선선하다.
오늘따라 유독 마음이 편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