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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Jun 09. 2024

대행사에서의 10년,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법

600일의 기록


 대행사에서 10년을 일하며 얻은 결론이 있다.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은 많다’는 것이다. 정말로 그렇다. 그동안 수많은 고객과 동료를 거치며 깨달았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지?’ 싶은 사람에서부터, ‘우와! 이 사람의 태도는 정말 멋진데? 계속 옆에 두고 싶다’라는 사람까지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최근 프로젝트를 마치며 역대급으로 독특한 사람을 만났다. ‘OO까지 OOO을 해 놓을 것! 이상!’ 말투에서부터 권위적인 태도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 지시하는 말투, 밀어붙이는 성격 탓에 많은 사람이 곤란했던 기억이다. 이렇듯 일을 하다 보면 성격이 톡톡 튀거나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또한 일을 미루거나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일하기 참 불편한 사람들이다.



 그런 불편한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되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기 쉽다. 불편한 사람의 존재는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가장 큰 내적 위험 요소다. 가만히 두면 결국 큰 화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나는 이런 경우 지켜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지 고민해 봤다.





 내가 문제에서 답을 얻는 방법은 과거에 엉망으로 일을 마친 경험을 되짚어 보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면 ‘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던 경험을 들춰보지 않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 되는 집은 뭘 해도 잘 되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위험요소가 없고, 문제도 없다. 따라서 문제 해결에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잘 돌아가지 않은 집에 가야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그런 프로젝트를 들춰 봐야 ‘프로젝트를 말아먹은 원인’, ‘프로젝트가 산으로 간 주요 이유’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망한 곳에 힌트가 있다. 일을 망치는 원인을 하나 발견한다는 건, 다른 말로 일을 제대로 만드는 방법을 하나 터득한 것과 같다. 그렇게 문제 안에 들어갔을 때, 비로소 사고를 방지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여러 프로젝트를 검토해 본 결과, 일이 산으로 가는 프로젝트에서 공통된 특징이 발견됐다. 바로 ‘탓’하는 태도이다. ‘이 사람 문제 있어’, ‘이 프로젝트는 너무 난해해’, ‘내 일이 아닌데?’ 등 자신이 맡은 일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자 ‘외적 요소로 인한 문제’로 바라보는 태도가 그렇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늘 그 일을 해내기 어려운 이유와 잘 풀리지 않는 변명을 찾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상황을 해결할 특효약이 하나 있다. 생각의 전환이다. ‘저 사람 때문에 문제야’에서 ‘내가 저 사람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지?’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이 맡은 영역을 벗어나 전체 프로젝트를 조망하며, ‘지금 내가 이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태도를 말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어떤 도움이든 주고 싶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의 관리자가 지금 갖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는 ‘우리 고객사가 가진 최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그렇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그들의 짜증과 불만, 불평이 싫은 소리로 들리지 않게 된다. 그저 그들이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게 되며, 단지 해결해야 할 하나의 문제만 눈앞에 놓이게 된다. 그런 마음으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보면, 결국 프로젝트는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저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태도’일뿐이다. 그 태도는 모든 일을 우리의 영향력 안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영향력 안에 있는 일을 해낼 때, 비로소 성취감을 얻는다. 또한 누군가를 도울 땐 행복감을 느낀다. 그 두 가지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태도’이다.





 모든 프로젝트는 힘들다. 분야를 막론하고 힘들지 않은 프로젝트는 없다. 만약 자신에게 쉬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것 때문에 힘들었던 다른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이다. 아쉬운 사람이 한 명도 없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둠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 역시 빛이다. 빛은 하나만 존재하란 법이 없다. 다양한 각도에서 빛을 발산하면 결국 어둠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우리의 도움은 빛이다. 많은 도움이 만나면 어둠은 사라진다. 도움을 주려는 자세, 그것이 우리의 프로젝트를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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