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이형〉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법’에 대해 배웠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일 잘하는 사람은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이다. 5분간 기립 박수를 해주고 싶을 정도로 깊이 공감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무언가를 빨리, 쉽게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나,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능력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조직의 흐름을 읽고, 일이 나아갈 길을 잘 다져내는 사람’이다. 조직의 구성원 간에 막힌 길을 뚫어 일이 잘 되게 만드는 사람 말이다. 즉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기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우선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말하는 사람(주로 상급자가 되겠다)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그렇게 얻은 정보에 자기 생각과 마땅한 해결책을 섞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직접 실행해도 좋고, 그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면 더 좋다. 이런 흐름을 익히기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와 용기(행동력)가 중요하다.
지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능력이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는 큰 무기가 되지는 못한다. 지식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현재 지식의 풍요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 키보드 몇 번 두들기면 쉽게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정보의 품질이나 양으로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문제가 있다. 소통 문제다. 그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직장에서 업무하는 방식이 급변했다. 아마 코로나 사태 전후로 큰 차이가 생겼다고 추정된다.
재택근무나 원격 근무가 늘어나면서, 이전까지는 대면으로 직접 마주 보며 하던(고맥락 사회) 일들이, 이제는 텍스트 기반(저맥락 사회)으로 넘어갔다. 대면으로 일할 때는 ‘이거, 그거, 전에 거, 그렇게, 저렇게’ 를 섞어 말해도 일이 돌아갔다. 같은 그림을 보고 있기 때문에 쉽게 맥락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텍스트 기반 소통이 보편화되면서부터는 그런 식으로 대화할 수 없게 됐다.
만약 재택근무 중인 김대리에게 팀장님이 이런 메일을 보낸다면 어떨까? ‘김대리님, 두 시까지 저거 두 장 출력해서 그쪽 동의 받아주세요’ 김대리는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이건 무척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가 텍스트 기반의 소통 사회로 진입한 이상, 이런 문제는 여러 상황으로 변주되어 곳곳에서 나타날질 것이다.
그래서 맥락을 이해하고, 대명사를 정확한 명사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능력을 키워야 우리의 ‘소통력’이 향상된다. 앞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데에는 지식의 양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물론 지식의 양이 맥락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맞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식의 양보다는 소통의 기술이 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많은 조직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 소통을 잘 하고, 일을 되게끔 만들 줄 아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정말 찾기 어렵다. 100명이 일하는 조직 가운데 한두 명쯤 존재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드물다. 그렇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는 채용 시점부터 좋은 사람을 뽑고 싶어진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좋은 사람을 얻을 수 있을까?
정답은 ‘말’이다. 소통의 기본이 되는 ‘말하기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는 청산유수로 막힘없이 줄줄줄 흐르듯 말하는 사람을 두고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가 찾아야 할 사람은 그런 부류가 아니다.
우리가 진짜 찾아야 할 사람은 ‘자기가 하는 말에 근거를 댈 수 있는 사람‘이다. 무언가를 주장할 때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댈 수 있다면 완벽하고, 간접적으로나마 경험과 사례를 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다. 반대로 아무런 근거도 논리도 없이, 그저 답변을 위한 말만 줄줄 쏟아내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업무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고통을 가능성이 높다.
요약하자면, 일을 잘하는 사람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과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다. 맥락을 빠르게 파악하고, 사람 간의 관계를 잘 연결해 주는 사람이다. 만약 주위에 그런 사람이 보인다면 꽉 붙들도록 하자. 돈보다 귀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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