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철학자가 묻는다
오래된 철학자가 내게 묻는다.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솔선수범. 누군가 보고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근사하게 살고 싶다. 자기만의 신념을 갖고 규율을 지키며 사는 삶. 그렇게 살면서 느낀 즐거움과 행복을 전하고자 한다.
백 번 말로 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더 빠르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가진 지혜나 삶의 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보다, 내 삶으로 증명해 보인다.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모범이 되는 것. 그것이 내가 타인에게 긍정을 전할 수 있는 가장 큰 노력이다.
누군가 내게 잘 사는 법에 대해 도움을 구한다면, 나는 친절히 대답해 준다. ‘시간을 가치 있게 쓰는 습관 형성법’,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법’,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하는 방법’, ‘내면을 성장시키는 독서법’, ‘하루를 두 배로 가치 있게 만드는 메모의 기술’ 등 나눌 수 있는 유익한 기술이 많다.
이 기술들의 공통점은 ‘좋다는 건 알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주저하게 된다.
나의 사명은 그 도전에 불씨를 살려 동기를 부여해 주는 일이다. 지루한 일에 재미를 더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안내자 역할을 한다. 이때 내 방식을 주입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허리를 세워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줄 뿐이다.
나는 내 주위 사람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길 풍경을 담은 쇼츠를 올리는 것이 그렇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아침 풍경을 담는 일에는 생각보다 큰 힘이 담겨있다.
나는 비교적 일찍 출근한다. 4시 50분에 일어나 6시까지 서울의 아침을 누빈다. 이른 시각 서울의 텅 빈 모습에서부터 시작해 서서히 각자의 자리를 채워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백수 시절, 나는 심한 무기력에 빠진 적이 있다. 매일 드라마를 정주행하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인생의 바닥을 친 기분이었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누군가 ‘버스나 지하철 첫차를 타보라’고 추천했다.
다음날 나는 첫차는 아니었지만 새벽 버스를 탔다. 마치 관광이라도 나온 것처럼 서울을 한 바퀴 돌았다. 그때 본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새벽 버스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새벽부터 엄청난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다. 일용직 근로자, 청소 노동자, 그리고 다양한 아침을 여는 삶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그 모습은 마치 사람이 모여 도시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가슴 한 쪽이 뜨거워졌다. 곧이어 나도 그들처럼 이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한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당시 내게 첫차를 타보라고 추천해 준 사람은 지인이 아니었다. 그저 인터넷 게시글의 한 댓글이었다. 심한 무기력 속에서 죽음을 생각할 때, 내게는 ‘죽을 용기로 살아라’ 같은 말보다 ‘첫차를 타보라’는 그 말이 훨씬 마음에 와닿았다.
내가 바라는 힘도 그렇다. 타인의 삶을 바꾸려 애쓰고 싶지 않다. 지시하고 가르치기 그보다는 나의 존재로 증명하며 긍정적인 힘을 전달하고 싶다.
규율을 지키는 삶, 타인에게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 그것들을 품고 내 길을 걸어간다면 언젠가 그 힘이 전해지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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