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철학자가 묻는다
오래된 철학자가 내게 묻는다.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자기반성을 하고 있는가?”
매일 밤 잠들기 전, 다이어리를 쓴다. 그날 하루 동안 모은 기록을 정리하며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는 사건을 시간 순으로 기록한다. 새벽 4시 55분에 일어나면서부터 밤 22시에 잠들 때까지, 그날 겪은 모든 사건을 메모로 남긴다.
모든 사건을 적는다는 것은 내가 의식하고 행동하거나 인식한 순간을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순간을 기록한다고 하면 ‘기록할 게 너무 많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 나는 큰 사건 위주로만 기록하고 있다.
내가 정의하는 큰 사건의 예는 다음과 같다. 기상, 식사, 업무, 휴식, 독서, 산책, 외출, 공부, 수면 등,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이 변하거나 목적이 바뀌는 순간이다.
각 사건 안에서 발생하는 세부적인 행동이나 무의식적인 움직임, 자잘한 생각까지는 기록하지 않는다.
만약 모든 것을 기록해야 한다면, 아마 기록의 무한 굴레에 빠져 아무것도 못 하고 하루 종일 메모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 동안 모인 기록은 평균 25건 내외다. 수면 시간을 제외한 17시간 동안 크고 작은 사건 25개를 경험하며 하루를 산다.
일상 기록을 쓰면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게을렀는지, 부지런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세운 루틴을 지켰는지, 빠진 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밤에 다이어리를 쓰며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하루 동안 쌓인 기록을 모아 나의 하루를 분석하는 것이다.
오늘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생각하고, 내일 할 일에서 보완할 점을 찾는다.
이런 기록법은 자칫 자신을 너무 엄격하게 대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 않고, 개선하려 하지 않는 삶은 스스로를 너무 무가치하게 여기는 삶 아닐까?”
일상을 기록하면 삶이 더 선명해진다. 흐르는 시간을 온전히 인식하게 되고,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이 만든 가치를 발견해 소중히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고 내일을 더 힘차게 만드는 가장 쉬운 습관. 일상 기록으로 여러분도 그 마음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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