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쟁이 아줌마에게 얻은 가르침

by 오제이



나와 같은 곳에서 일하는 비키아주머니는 화가 많다.

기쁠 때도 투덜대고 화가 날 때도 투덜대는 걸 보면,

투덜대는 건 그 사람의 바탕이면서 동시에 습관인 것 같다.


그는 혼자 걸어 다닐 때도 뭔가를 중얼거리며 투덜거린다.

한 번은 지금 누구랑 대화하냐고 물었더니,

혼잣말이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며 중얼거림을 이어간다.

그것은 틱장애까지는 아니지만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느낌이었다.



"너 지금 시간이 몇 시야!"


그는 오늘도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냈다.

업무 시간에 짬을 내 다 같이 다과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그 모임에 늦은 인원들에게 버럭 화를 내버린 것.


늦은 이유를 묻지도 않고 화부터 내는 걸 보며

나는 마음이 불편하고 부끄러워졌다.

까마득한 선배가 이런 일로 경솔하게 화내는 걸 보면

신입 후배들이 우리 회사를 어떻게 생각할까?

속상함과 함께 얼굴이 무척 뜨거워졌다.


사실 모임에 늦은 인원들은 지각을 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그 모임을 주최한 리더가 급하게 요청한 업무를 처리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심지어 그 일은 비키아주머니가 담당하는 프로젝트였다.)

이런 상황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화부터 낸 비키아주머니,

그는 끝까지 자초지종을 묻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화는 그저 습관의 일부였던 걸까?



세상에는 무례한 사람이 참 많다.

그런데 그 무례함이 대부분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이 재밌다.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방긋 웃고,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는 엄하게 군다.


가끔 위아래 없이 모두에게 엄하게 구는 사람을 보기도 한다.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드는 '미친개' 같은 사람들이 가끔씩 있다.

그러나 그런 미친 개도 사자를 만나면 오줌을 지린다.

불나방처럼 앞뒤 안재고 달려드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자신이 만만하게 보는 사람의 폭이 넓을 뿐,

자신의 경계보다 훨씬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런 사람이 내게 무례하게 굴면 나는 마음이 착잡해진다.

'내가 저 사람에게 얕잡혀 보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입맛이 씁쓸해진다.

머리로는 그냥 무시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 걸 보며

'나의 수행이 아직 부족하군...'이라고 느끼며 두 번 씁쓸함을 맛본다.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하던 말던 상관하지 않으면 되지만,

사회적 동물로 나고 자란 이 시대의 현대인으로서

그것은 마치 술이나 담배를 끊는 것처럼 힘든 일이다.


그래서 상대를 무시하고 관심을 끊기보다는

상처 입고 약해진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나 싶다.


아... 수행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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