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상에서 '기분대로 하지 말고, 규율대로 하라'라는 문장을 보았다. 여느 자기계발서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말이지만, 오늘따라 가슴속에 울림이 컸다.
'오늘은 기분이 별로라서 안 할래. 오늘은 좀 무기력해서...'
이것은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은 일들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마법의 문장이다. 기분이란 건 망아지 같아서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인데, 거기에 나의 운명을 맡기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이 있을까.
내가 대학에 다닐 때, 같은 과 후배 중에 독특한 녀석이 한 명 있었다. 그 녀석은 날씨에 따라 출석을 결정했는데, 조금이라도 비가 내리면 학교에 오지 않았다.
'선배, 저 오늘은 비가 와서 학교에 못 가겠어요.'
이 녀석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하게도 제적당했다. 출결이 들쑥날쑥이다 보니 누구도 같은 팀을 하고 싶지 않았고, 이것은 교우관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결국 학업을 포기한 부류들과 뒤섞이는 처지가 됐고 머지않아 휴학했다.
어떤 일을 꾸준히 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첫 발을 내딛는 힘, 다른 말로 하면 '동력(동기)'이다. 자동차에서 가장 강한 전력이 필요한 부분은 다름 아닌 '스타트 모터(구동 모터)'이다. 비행기가 연료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순간이 이륙할 때인 것도 같은 이치다. 세상만사 거의 모든 일들은 시작하는 데 가장 많은 힘이 든다.
꾸준함의 핵심은 동력이다. 매일 시작하게 만드는 힘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기분이나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요소에 맡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래서 필요한 게 규율이다.
규율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단순하게 '아침에 눈을 뜨면 스트레칭을 한다'같은 작은 규칙이어도 괜찮다. 이런 식으로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매일 부단히 실천하다 보면 언젠가 특이점이 오고, 변화와 성장이라는 값진 선물을 받게 된다.
우리가 초중고를 어떻게 졸업했는지 떠올려보자. 자발적으로 눈이 떠져서 학교에 갔을까? 학교를 어떻게 다닐지 하루 단위로 철저히 계획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가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매일 아침잠과의 사투가 차곡차곡 쌓인 결과였다.
그때 만약 기분대로 했더라면 어땠을지 생각해 보면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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