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by 오제이


사랑이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상대가 좋아하는 걸 잔뜩 안겨주고 싶고, 싫어하는 건 모두 막아주고 싶은 그런 마음 말이다.


어디선가 좋은 소식을 들으면 누구보다 먼저 그 사람에게 달려가 말해주고 싶고, 멋진 물건을 발견하면 누구보다 먼저 선물해 주고 싶은 게 사랑 아닐까. 반대로, 별로인 물건은 멀찌감치 치워버리고, 나쁜 습관이나 못된 사람이 눈에 띄면 얼씬도 못하게 막고 싶은 마음도 사랑의 한 조각이다.



지금 노트를 꺼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 리스트를 적어보자.


매번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고민만 하던 아이패드를 사주는 일, 회사 근처에 새로 생긴 고급 레스토랑에 같이 가는 일, 탐스럽게 생긴 과일 바구니를 들고 가는 일, 봄 향기 가득한 꽃다발을 건네는 일처럼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다 써 내려가 보자.



그런데, 이 목록에 있는 것들을 자신에게 해준다면 어떨까? 내가 주고 싶은 마음의 목적지를 '나'로 바꿔보는 것이다. 그게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실 나를 사랑하는 건 이렇게 별거 아닌 일로부터 시작할 수 있는데도,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길 버거워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고, 해도 되는 건지 겁부터 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자신을 아끼지도 않으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어딘가 위선처럼 느껴진다.


그런 마음은 어쩌면 '내가 이만큼 당신을 사랑하니, 당신도 나를 똑같이 사랑해 줘'라는 보상 심리에서 나오는 걸지도 모른다.


혹은 '내가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당신이 나를 사랑해 줘, 대신 나도 당신에게 사랑을 줄게'라는, 마치 거래 같은 사랑을 요구하는 욕심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삶, 희생하고 이타적으로 사는 삶은 아름답고 숭고하다. 하지만 그건 나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데서부터 뿌리내려야 진짜 빛을 발할 수 있다. 나를 아끼고 보듬는 법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타인을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다.


결국 사랑은 나로부터 시작해서 밖으로 퍼져나가는 것이므로. 나를 위한 작은 다정함 하나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큰 사랑의 첫걸음이 된다.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합니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작가의 이전글들판에 물을 주는 어리석음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