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 저 그만둬요. 오늘까지만 출근하기로 했어요."
"뭐라고요? 갑자기 왜? 무슨 일 있었어요?"
"아시잖아요. 저 힘들었던 거. 여기서 제 편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더는 못 다니겠어요."
"... 아, 그래요? 이런."
'허... 힘들었다고? 난 별문제 없이 잘 다니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 나는 머릿속으로 지난날들을 훑어봤다. 아무리 곱씹어 봐도 그녀는 늘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다툰 적도 없었고, 표정도 딱히 어둡지 않았다.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내가 무엇을 놓쳤을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도무지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묻지 않으면 도와줄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은 감이 좋아 말로 하지 않아도 분위기를 척척 읽어내지만, 그런 능력은 보통 사람들에게선 보기 드물다. 대부분은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믿고, 귀에 들리는 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니 답답한 일이 생기거나, 문제에 봉착했을 때는 입을 열어야 한다. 묻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먼저 나서서 손을 내밀겠나. 요즘은 개인적인 영역을 존중하는 게 기본이라, 동료나 이웃 사이에서도 서로 선을 넘지 않으려 조심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먼저 다가가 묻고 챙기는 게 다정함의 기본이었다면, 이제는 묵묵히 지켜보며 잘 들어주는 쪽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오히려 먼저 물어보면 오지랖이니, 쓸데없는 관심이니 오해받기 십상이라 괜한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냥 입 다무는 게 더 편하다.
그러다 보니 아무 말 없이 꿍한 표정으로 '나 무슨 일 있어요'라는 눈빛을 보내도, 누가 알아주길 기대하기 어렵다. 심지어 부모조차도 자녀가 입 다물고 있으면 무슨 일인지 몰라 속만 태우지 않나. 하물며 회사 동료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문제가 있다면 말해야 한다. 힘든 일이 있다면 도움을 구해야 한다. 꽁꽁 엉켜 풀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한다. 그래야 더 쉽고, 더 나은 해결책이 보인다.
가만히 앉아서 누가 알아주길 기다리는 건, 얻어걸리는 답변에 기대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식으로는 문제를 풀기 쉽지 않다. 결국 스스로 움직여야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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