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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재희 Jan 23. 2018

꿈이 있어 행복하다

나는 왜 산을 오르는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어려서 꿈은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가 되어 인류에 공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공부를 썩 잘하지 못하였다. 대학을 갈 때쯤 영화감독이 되고자 연국 영화과에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원한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여 영화감독으로서의 꿈은 접어야 했다. 대학 전자공학과에 입학하여 로봇을 만들고자 하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로봇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하기도 했다. 거창 한 꿈들, 유명해지고 세계를 변화시킬만한 업적을 남기고자 했던 꿈들은 현실 앞에서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움이 되는 것.



그 후 졸업을 하고, 군대 갔다 오고, 결혼을 하고, 이민 오고, 취업하고, 애들 키우느라 꿈에 대해 생각할 여유도 없이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나 꿈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잊어졌을 뿐. 꿈도 세월이 갈수록 많이 달라졌다. 거창하고 화려한 꿈보다 보다 현실적인 꿈으로.


다시 꿈을 꾸다

30대 말, 바쁜 현실 속에서 건강이 좋지 않아 시작한 산행. 필자 많은 것을 주었다. 그중에 하나는 꿈이었다. 또한 꾸준히 노력하면 나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었다. 남 가주에 있는 산들은 거의 대부분 가봤고, 좀 더 큰 목표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Mt. Whitney 였다. Mt. Whitney는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높이는 4, 421미터. 필자가 살고 있던 Downey, California에서 차로 약 4시간 반(약 370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곳에 있다.

산은 높지만 여름에 가면 특별한 등반 기술이나 장비 없이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이 곳을 목표로 삼았다. 그때가 2005년. 보통은 1박 2일로 가는데 시간상 당일 산행으로 계획했다. 이제 목표가 생겼으니 훈련을 해야 했다.


훈련

그래서 새벽 시간을 이용했다. 매일 새벽 5시쯤 일어나 1시간 정도 성경 읽고 기도하는 큐티 시간을 갔고 그 이후에 조깅을 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뛰고 아침 식사를 하고 회사에 출근했다. 이렇게 약 6개월 정도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예외 없이 운동을 했다.


꿈은 공짜이지만 이루는 것은 대가가 따른다

어렵게 7월 4일, 미국 독일 기념일에 등산 퍼밋을 받을 수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7월 3일 Lone Pine이란 작을 마음에 들려 속소를 잡았다. 다음날 새벽 3반에 일어나 아내에게 Whitney Portal까지 차 태워 달라고 부탁을 했다. 새벽 4시에 출발하기 위해서였다.

 

물과 간단한 행동식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1시간 반에 Mirror Lake (7 km, 3, 243 미터)까지 올랐다.

아침 7시 조금 지나 Trailside Meadow(8.5 km, 3, 465 미터) 도착했다. Consulationtion lake는 아직 부분 부분 얼어 있었다. 짧은 시간에 고소 적응할 여유도 없이 853 미터를 올라왔으니 조금은 힘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산행 속도가 나지 않았다.

약 3시간에 거쳐 Trail Crest(13.7 km, 4, 199 미터)를 힘겹게 올랐다. Trail Crest를 오르니 양 쪽으로 딱 트인 경치가 그동안의 피로와 고통을 싹 잊게 했다. 정말 경치는 장관이었다. 가슴이 펑 툴리는 그런 기분. 지금도 그 장관과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포기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고소 적응을 안 해서 그런지,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거웠다. 정말 답답했다. 필자 자신도 이렇게 힘들어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한 발 내딛고 쉬고 이렇게 하길 한 시간 반 이제 정상이 보였다. 정상은 보였지만 끝은 아니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안 움직이는 몸을 끌고 한 발 한 발 올랐다. 30여분을 정상만 바라모며 걸었다.


꿈을 이루다

드디어 정상에 섰다. 시간은 12 조금 넘은 시간. 예상 시간보다는 많이 늦었지만 드디어 해냈다는 안도감과 기쁨이 밀려왔다. 그러나 기쁨에 젖어 경치를 오래 감상할 수는 없었다. 정상은 등산에 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올라온 거리만큼, 지친 몸을 이끌고 내려가야 한다. 이렇게 나의 작은 꿈, Whitney 등반의 꿈은 이루어졌다.


꿈이 있어 행복하다

등산은 나에게 다시 꿈을 생각하게 했다. 꿈이 있어 행복하다. 남들이 보기에는 소박한 꿈일 지라도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고 나 자신을 훈련하는 것이 삶에 활력을 준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이제 그렇게 실망하지 않는다. 애당초 큰 꿈이 아니었기에. 성공을 떠나서 꿈을 꿀 수 있는 자체가 좋았기에. 꿈을 이루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했기에. 꿈을 다시 꾸면 되니까. 아직 나에게 수많은 꿈들이 있느니까 슬퍼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런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이룰 만한 꿈, 현실적인 꿈들을 가져서 그런지 이루어 지는 꿈들이 더 많다. 그리고 이런 소박한 꿈들이 이루어졌을 때 느끼는 행복과 기쁨이 내 삶에 생기를 준다. 그리고 소망해 본다. 다른 사람들의 꿈도 이루 수 있도록 최대한 돕자고...,


"그 후에 내가 내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은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요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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