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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반응 감염 외 질환에서의
항체의 역할은 무엇일까?

항체를 설명합니다 (5)

by Absolute DNA

항체는 감염 방어라는 본질적인 기능을 제외한다면, 큰 틀에서 세가지 분야로 질병과 관련있다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가볍게 넘어가도 될 것을 강하게 반응해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 항체를 이용해서 암을 예방-치료하는 분야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항체는 의학 연구의 중요 아이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다양하게 연계되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세가지 방향 중에 두가지에 대해서 먼저 다루어 보도록 할께요. 암과 관련 된 이야기는 내용이 길어 다음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항체를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 면역 시스템이 하는 일이라 생각하셔도 무방하긴 합니다.


첫번째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에서는 항체가 우리 몸의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항체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면역 시스템은 감염체를 방어하기 위해서 자신과 자신이 아닌 것을 구분해야만 합니다.


Self 와 Non-self라고 하는데, 이는 면역의 핵심입니다. 그렇게 해야지만 자신은 공격하지 않고, 자신이 아닌 이물질, 예컨대 병원체 같은 물질에만 반응해서 적절하게 방어할 수 있을테니깐요.


이렇게 Self와 Non-self를 구분할 수 있도록 우리 몸은 다양한 관점에서 세포들을 학습시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우리 몸에서 나온 "정상" 세포들과 물질은 공격하지 않고, 외부 물질, 심지어 부모 형제들의 조직까지도 공격할 수 있게끔 만들어 집니다.

self_nonself.PNG Self와 Non-Self를 구분하는 기전 https://ib.bioninja.com.au


자가면역 질환은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건강한 세포나 조직을 공격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Self를 마치 Non-self처럼 인지해서 공격해 버리는 것이지요. 이러한 과정에서 항체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합니다.


앞선 글에서 설명했다시피, 면역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외부의 병원체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위해 면역 시스템은 특정 병원체에 대응하는 항체를 생성하지요.


그러니, 이 항체는 병원체의 특정 부분, 즉 항원에 결합하여 병원체를 중화하거나 면역 반응을 촉진합니다. 반대로 우리 몸의 세포나 항원에 대해서는 반응을 하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자가면역 질환에서는 면역 시스템이 우리 몸의 정상적인 세포나 조직을 '외부의 위협'으로 인식하게 되어서 우리 몸을 공격하게 됩니다.


이때 생성되는 항체를 '자가항체'라고 합니다.


자가항체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세포나 조직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이에 결합하여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건강한 세포와 조직이 면역 시스템에 의해 공격받게 되며, 이는 다양한 증상과 질병을 유발합니다.


자가면역 질환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질환은 특정 조직이나 장기를 타겟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장기를 공격하느냐에 따라 질병의 양상이 다르게 됩니다. 일반적인 자가면역 질환에는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자가면역 신염, 자가면역 췌장염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질환은 각자 특정 조직이나 장기에 영향을 미치며, 증상도 다양하고 중증도도 다를 수 있습니다.


auto.PNG 자가면역질환 중 흔한 5가지 - 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건선 관절염 (NIH Medline Plus)


일반적으로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자가면역 질환에 더 취약한 경향이 있으며, 이는 성별 호르몬의 영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이드신 어머님들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아버님들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는 것보다 많다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 때, 자가항체의 생성은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1형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서 관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가항체의 존재는 질병의 진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자가항체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해당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을 관리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는 각 질환의 특성과 증상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지만 기본적으로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약하게 만드는 것이 주가 됩니다. 나를 더이상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하면서 감염에 취약해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통상적으로 치료에는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면역 조절제 등의 약물이 사용되며, 증상 완화와 면역 시스템의 과도한 활성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또한, 증상 완화를 위해 통증 치료제, 항염증 약물 등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특정 물질에 대한 면역 시스템이 과민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항체, 특히 IgE (면역글로불린 E)라는 특정 타입의 항체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항체의 종류에 대해서는 다른 글(1, 2)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고, 이 글에서는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에서는 면역 시스템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에 대해 과민 반응을 보입니다. 처음 알레르겐에 노출될 때, 면역 시스템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알레르겐에 반응하는 IgE 항체를 생성합니다. 이까지는 사실상 정상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같은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이 IgE 항체가 알레르겐을 인식하고 결합하여 정상 반응보다는 훨씬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합니다.


이로 인해 호산구와 같은 면역 세포는 히스타민 등의 화학 물질을 방출하게 되는데, 이 물질들이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합니다.


이 때 만들어지는 IgE 항체는 특히 호흡기, 위장관, 피부 등에 위치한 특정 면역 세포인 호산구 세포의 표면에 결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에는 코막힘, 가려움증, 피부 발진, 천식 등이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allegen.png 알레르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 (BBC)

문제는 이 알레르겐이 일상적으로 환경에서 노출되는 물질들로,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음식(땅콩, 새우) 등이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그냥 가볍게 넘어가야할 주변 물질들에 계속 과격하게 반응을 하다 보니, 우리 몸 자체가 지속적으로 증상을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특히 천식의 경우에는 숨을 못 쉴 정도로 호흡기가 과도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알레르기의 치료는 알레르겐 회피가 일차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회피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 완화 약물, 면역 요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면역 요법에서는 작은 양의 알레르겐을 점차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몸이 알레르겐에 덜 반응하도록 적응시켜서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알레르기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치료의 목적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이라는 약제는 두드러기, 발적, 소양감, 콧물 등의 알레르기 증상에 쓰이는 치료제입니다.


1세대,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존재하는데,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이 부작용이지요. 그래서 알레르기 치료를 하려다가 졸음이 쏟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약을 먹을 때는 운전을 하거나 주의집중을 요하는 일을 하지 말라고 하지요. 이를 극복한 것이 2세대 항히스타민제입니다.


이렇듯 알레르기와 항체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이러한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도 여전히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화과 알레르기 질환 모두 면역 시스템의 과도한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그 원인과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각기 다릅니다. 그리고 이들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각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합니다.


또 다른 면역 시스템과 관련있는 암과 관련 된 이야기는 내용이 길어 다음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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