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날 저녁 산책의 단상
"지금, 여기"
4월의 마지막날.
점심에는 무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요즘 들어 꽂힌 데이식스의 힘찬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빠른 비트에 맞춰 힘껏 천변을 걸었다.
바람과 함께 훅 찌르듯 들어온 풀냄새,
뺨에 닿는 차가운 공기,
한쪽 귀에서 들려오는 희망찬 노랫말들.
찰나의 자유를 느낀다.
이런저런 생각들보다 그때그때 느낀
감각들에 보다 더 집중해보고 싶다.
최근에 박웅현 작가의 <책과 삶에 관한 짧은 문답>을
읽고 있는데,
"의식을 누르고 감각을 올린다"
는 문장이 가장 와닿았다.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여러 사건들로 인해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각종 생각들을 제쳐두고
당장 내가 감각하는 눈앞의 것들에 집중해 보는 것.
이런 순간이 살면서 생각보다 정말 많이 없어서 귀하게 느껴진다.
전 세계 모든 책들에서 말하는 좋은 이야기를
가장 짧게 줄인다면 이 두 단어
지금, 여기
라고 하던가?
지금, 이곳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초여름의 저녁산책은 정말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