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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yss Dec 12. 2024

Digging.10

2024.12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제일 슬퍼

라고 생각하며 슬퍼하기도 했으나...... 

어차피 모든 이해가 착각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와, 혹은 무엇과 동일한 착각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은 그래서 얼마나 소중한가?











올해도 방문한 성북청춘불패영화제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라는 작품이 발랄하면서도 청소년의 시선에서 진중해서 좋았다 

<스즈키>는...... 글쎄 듣던 대로 이와이 슌지가 너무너무 떠올랐고 너무 많이 떠오른 나머지 고유한 매력을 포착하는 데 실패












<공중캠프>에서 있던 공연

여기로 말하자면, 우연히 홍대-신촌 쪽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그냥 옆에 있어서 들어간 곳인데

여기서 우연히 <파란 차>라는 만화책을 발견했고, 그 만화책은 전부터 내가 보고 싶어 했으나 구할 수 없어 보지 못했던, 미야자키 아오이가 출연한 영화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검색해 보니 놀랍게도 그 영화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서 다 봤다...... 그리고 아주 좋았다

그리고에 그리고 <파란 차>의 영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서치를 하니 

놀랍게도 음악 작업을 한 사람의 밴드가 이 공중캠프에서 공연했다는 자료를 찾았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SUNNY DAY SERVICE 서니 데이 서비스 의 음악을 들었다 

아직 공중캠프의 주력...... 주력 우상 밴드인 듯한 피쉬맨즈의 음악을 느끼기엔 내 끈이 짧은 것 같고


그래서 공연 얘기를 못 했는데 너무 좋았다

라이브라는 건 이렇게 좋은 거구나 했다

끝나고 술 마시러 가서도 여운이 둥둥 남을 정도로 즐거웠다

+



https://www.youtube.com/watch?v=qY9n1UQGByg


이 곡을 가장 많이 들었고

세츠나, 心に雲を持つ少年 도 많이 들었다 이런 말랑한 락을 사랑하지 않는 법은 잘 모르겠다





이번 달은 유독 음악 디깅을 많이 했는데 일단 밴드로는 

Have a nice day!


https://www.youtube.com/watch?v=dSk1irpteko


파우스트라는 곡이고

노스탤지어, わたしを離さないで 도 좋아서 연말이나 겨울에 자주 들을 것 같다

원래는 영화 <치와와> 삽입곡인 우리들의 시대 라는 곡으로 알고 있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알아보니 좋은 곡이 많았다

emo한 느낌


https://www.youtube.com/watch?v=mNqXh927GJY








그리고 유튜브 뮤직 리캡에서도 알 수 있는 것이...... 음악 취향의 변화가 좀 있었다

시작은 양홍원이다 

비슷한 나이대인 사람들은 학폭 래퍼로 잘 알고 있을 듯 맞긴 하다 

하지만 음악이 너무 좋았고 내가 이 사람 음악을 듣는다는 걸 (어쩌다) 말할 때마다

왠지 내가 양홍원의 무료 변호사가 된 느낌이었다

근데 얘가 자전거 뺏은 지 10년이 지났고 지금은 딸도 있다...... 솔직히 어쩌라고다

학폭이 잘못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라 잘못인데

다른 연예인들은 범죄 저지르고도 떳떳하게 잘 먹고 방송 잘 나오고 영화 드라마 광고 다 잘 찍는 마당에 

자기 인생 살면서 힙합 하겠다는 사람을 듣는 나까지 왜 공격하냐 이 말이다 


아무튼 이 사람의 가사 스타일과...... 뭐랄까 또 emo한 무드의 비트가 마음을 끌었다

나는 그냥 말랑하다 싶으면 emo라고 내 맘대로 부르긴 한다

듣다가 콘서트까지 갈 뻔했다 안 갔지만




그래서 양홍원 듣다가 알고리즘 타고 여러 래퍼들까지 갔다 

오왼도 많이 듣고 컬러링도 오왼 노래로 바꿨다

인스타 만들어서 래퍼 중에서는 양홍원이랑 오왼만 팔로우 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알림이 왔다

둘이 인스타로 저격질 개싸움 중이었다 유치하다 제발 조속히 화해하라 

애아빠가 사과하든 크리스챤 형제님이 사과하든 









수민님과 영화관 나들이도 했다

영자원에서 본 <모랄레스 부인의 해골> 무난하니 재미있었다 종교에 대한 비판이 좀 나오는데 

나도 비슷한 고민 중이라 과도하게 집중해서 감상했다

서독제 하는 압구정 씨지비에서는 <나미비아의 사막> 보고

다음 단편모음은 볼 기력이 안 되어 영혼 보내고 집 갔다 












몸과 마음의 양식 채웠다 



안 그래도 겨울이라 헛헛하고

참 나는 왜 이러고 사나 자책 많이 했는데

많은 아저씨들이 인두겁 쓰고 인간이길 포기하며 사는구나 했고

그 비겁 앞에 내 인생이 얼마나 귀한 건지 새삼 깨달았다


시위 도중에 많은 사람들이 이탈하는 모습도 보았다

이 나라는 희망이 없어요! 하고 소리치는 아저씨

울면서 퇴장하는 또래 여성

무력감도 전해져 오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그 허탈함이나 쓸쓸함보다 이만큼 많은 사람이 여기 모여서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나

우리가 국회의원들 잡아다가 강제로 투표하도록 칼 들이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아주 평화적으로 불빛 흔들며 탄핵하라 가결하라 요청만 하는 게 지칠 법도 한데도

그리고 다들 바쁘게 자기 인생 사느라 이미 지쳤을 텐데도 

이렇게 많이 모였다는 게 감동적이었고 힘이 났다


이번 집회에 참여하며 다른 시위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플라스틱 쓰지 말자는 것도 있고

노동자 처우 개선해 달라는 시위도 있고

이동권 보장 요구도 있다 


대개 그런 시위들은 이보다 더 소수의 사람들이 모이고

그렇기 때문에, 또 다른 이유로 대다수의 비판과 비난을 받기도 하고

또 대개는 생업을 걸고 하시며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올 거라는 보장도 희박하다

그래도 모여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너무 대단하고 

막무가내로 나라 말아먹는 개저씨들 앞에서가 아니라

그런 사람들 앞에서 작아지는 나라서 

내 양심, 그래도 잘 숨어 지냈구나 했다 








이북 리더기도 사서 책도 꽤 읽었는데 너무 길어졌으니 다음에 적기로 하고

아무튼 11월, 12월 꽤 바쁘게 채우며 지냈구나


양홍원의 한 팬이 남긴 이 감동적인 유튜브 댓글, 이 마음 같은 인사를

나도 홍원이네 가족과 나에게 주고 싶다


다 안다고 착각해서 미안하고, 많은 좋은 일들이 있었던 것 축하하고

불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응원하고 있어

수고했다 내 자신


슥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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