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사랑, "어바웃 타임, 다시 산다면?"
영화<어바웃 타임>처럼 다시 사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는 굉장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있다. 그는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여러분은 인생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능력이 무엇인가? 특히, 50대에 초능력을 부여한다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싶은가? 돈 버는 능력? 투시 능력?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
영화 속 주인공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캄캄한 카페, 바로 앞에 앉은 사람도 얼굴을 볼 수 없을 만큼 어두운 공간에서 주인공은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오직 청각과 후각, 촉각에 의해서만 상대를 판단할 수 있다. 진실한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누고 둘은 밝은 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다. 남자 주인공이 먼저 카페 밖으로 나간다. 잠시 뒤 드디어 여자가 밝은 곳으로 나온다. 순간 남자는 사랑에 빠진다. 그녀에게는 파티에서 만난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주인공은 시간을 되돌려 그 파티장으로 간다. 결정적 순간에 그녀가 남자 친구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게 되고 둘은 결혼하게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 역시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한 시간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어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암에 걸린 아버지와 갓 태어난 자신의 아기 사이에서 갈등한다. 시간을 되돌리면 아버지는 살릴 수 있어도 아기는 포기해야 한다. 이를 알고 있는 아버지는 즐겁게 가족과 이별인사를 하고 죽는다.
50세가 되면 흔히 나타나는 감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후회하는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질투하는 감정이다. 둘 다 부정적인 감정이다. 그렇다고 다시 산다면 잘 살수 있을까? 후회 없는 인생, 질투하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어떤 사람도 완벽한 삶을 살 수는 없다. 처한 환경만 다를 뿐, 같은 감정을 가지고 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50대에는 이런 부정적 감정이 드는 것을 다시 부정하는 생각을 가지면 안된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된다. ‘그때 그녀를 선택했어야 했는데...’, ‘그 남자랑 결혼했으면 지금처럼 살지는 않았을거야...’ 이런 종류의 후회는 개뿔이다. 안 살아봐서 그렇지 살아보면 또 서로 부딪히게 마련이다. 차라리 ‘인생이 다 그런거지!’라고 생각하는 게 속편하다.
“당신은 다시 태어난다면 나랑 결혼 할거야?”
“당연하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은 당신이야.”
뭐 웃자고 하는 소리다. (물론 진심으로 이렇게 말하는 부부도 있을 것이다.)
속으로는 ‘당연히 딴 놈이랑도 살아봐야지. 미쳤냐, 너랑 또 살게?’라고 말하는 게 정상이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다시 산다면, 지금까지 산 것처럼 살 건가요?”
여기에는 두 가지 현명한 답이 있다.
지금까지 삶을 후회한다면 “아니요. 다르게 살고 싶어요.”
지금까지 삶에 만족한다면 “네, 지금의 나처럼 살고 싶어요.”
상반된 두 가지 답을 왜 현명한 답이라고 했을까?
둘 다 현명한 답이 되는 이유는 한가지다.
후회하는 사람이든 만족하는 사람이든 이 답이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을 사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50의 후회와 질투는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이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화시키는 순간이다.
이제 너무 후회하지 말자, 남은 인생을 잘 살면 된다. 내 인생의 황금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생의 황혼기가 아니라 황금기가 되는 그 순간을 기대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