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에 대한 분노와 연민 사이에서

나의 질문

by 이정현

나는 종종 타인의 무지에 분노한다.

그 감정의 근원을 따라가 보니,

그것은 단순히 ‘그들이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겪어온 ‘앎의 고통’ 때문이었다.

알게 된다는 것은 기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짐이 된다. 나는 그 무게를

견디고 있는데, 타인은 그 무게를

모른 채 가볍게 살아가는 듯 보인다.

그 간극이 나를 자극했고, 결국 그들이 무지해서가

아니라 내 철학이 그들에게 닿지 않는다는 절망이 분노로 변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분노를 그대로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 감정을 재해석하려 했다.

‘이 분노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렇게 분노를 연민으로 덮어보았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것이 진정한 변환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어쩌면 나는 분노를 없앤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연민이라는 얇은 천을 덮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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