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이런 선생님은 처음이지?

8년간 다른 직업을 가져 본 경험은 선생님인 나를 바뀌게 했다.

by 물결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과는 좀 달라요."


8년의 사업 경험 끝에 쓰라린 마음을 안고 교단으로 돌아왔다. 신혼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6개월간 기간제 교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내 상황은 참 팍팍했다. 사업 실패로 카드 빚은 쌓였고, 부모님께 손 벌리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1월 말에 태어난 둘째를 영아 전담 어린이 집에 맡기고, 3월 2일에 교단으로 돌아왔다.


산후 조리 보다 돈이 급했지만, 순수한 12살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내 삶은 다시 빛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달라진 세 가지 관점

첫째,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교사 시절의 나는 ‘모범생’이 기준이었다. 글씨체, 수업 태도, 집중력까지 통제하려 했다. 못하는 것은 학생이나 가정 탓이라 여겼다. (왜 할 수 있는데 안 하지?)

그러나 사업을 하면서 알았다. 공부는 삶의 무수한 아이템 중 하나일 뿐이다. 그것으로 성취감을 얻을 수도 있지만, 아니라면 다른 길도 얼마든지 있다. 나는 이제 그 균형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공부는 성공과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둘째, 아이들은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한 희귀병 환아는 부모의 염려 속에 자신을 꽁꽁 묶어 두고 살았다. 어머니는 통제하려 했고, 아이는 말 한마디조차 힘들어했다. 상담 끝에 나는 어머니께 “이 아이는 이미 믿을 수 있는 존재”임을 상기시켰다. 그 뒤로 아이는 점점 밝아졌고, 지금은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혼나기도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지적이 아니라, 자신이 존중받는 경험이었다.


셋째, '노력은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험을 주는 것이다.

수학을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으면 시간을 쪼개 보충했다. ‘난 수학 못해’가 ‘나는 열등하다’로 굳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시험 불안으로 화장실에 숨어있던 아이는, 방학 동안 교과서를 복습하며 “별거 아니네”를 느낀 뒤 2학기엔 변화가 찾아왔다. 작은 성취가 아이들을 단단하게 한다.


아이들은 가끔 나를 '인생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중학교 가서도 찾아와준다.

아직 서툴고 부족한 나지만, 괜찮다. 중요한 건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배우는 것.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재밌는 교실'을 꾸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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