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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카리

저녁 8시 반에서 9시 사이


그 시간은 일본에서 사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특별한 시간이다.

마을 곳곳에 있는 도시락집, 혹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음식들이 30 퍼, 혹은 반값이 되는 시간이다.

일본의 슈퍼마켓에서는 회나 스시, 또는 튀김요리들이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을 때가 있다.

만들어진지 조금 시간이 지났겠지만 50퍼센트 할인을 받고 사면 가격에 비해 양도, 퀄리티도 나쁘지 않다.




도시락 집은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 가게는 반값이 되는 시간 20분 전쯤부터 사람들이 반찬이나 도시락을 들고 줄을 서기 시작한다. 그전까지는 아무도 계산대에 들어가지 않다가 반값이 되는 시간이 되면 그제야 다들 계산을 한다.

나는 처음에는 그 이상한 광경에 조금 거부감을 느꼈지만 어느새 나도 익숙해져서 먹고 싶은 도시락을 들고 반값시간까지 줄을 서기 시작했다.


도시락집은 일식 양식 중식 가릴 것 없이 다양한 반찬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쇼가야끼와 함박스테이크, 칠리새우다. 할인 때 사면 그 세 반찬을 전부 다 사도 1000엔도 넘지 않았다.

다만 줄을 일찍 서지 않으면 반찬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 일찍 가서 반찬을 미리 골라두어야 했다.


B가 퇴근하고 우리 집 근처로 놀러 오는 날, 나는 항상 역까지 마중을 갔다. 퇴근시간에 맞추어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나는 이번 전철일까 아니면 다음 전철일까 기다리며 내리는 사람들의 파도에 쓸려가지 않도록 한 발자국 물러서서 개찰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절 반 정도 빠져나왔을 때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B는 피곤한 얼굴을 하며 터덜터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멀리서 마중 나온 내가 보이자 활짝 웃으며 총총 뛰어왔다.

나는 항상 이 미소에 구원을 받는다. 나도 모르게 웃으며 손을 흔들자 뛰어온 그녀가 내 손을 잡으며 품에 안겼다.


“고생했어!”


“오래 기다렸어?”


“아냐, 나도 반찬사고 얼마 안 기다렸어. 오늘은 B가 먹고 싶다고 했던 칠리새우, 가라아게 그리고 계란샐러드사 왔어. 많이 남아있더라고. “


“최고야!”


그리곤 우리는 오늘 일하면서 어땠는지, 점심은 누구랑 무엇을 먹었는지 그리고 주말에는 어딜 놀러 갈지 그런 대화를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온 반찬들을 따뜻하게 덥혀놓고 된장국을 끓인 다음 작은 테이블 위에 세팅했다.


주말에는 난바에 있는 스포챠에 가자. 거기서 놀다가 근처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돌아오자.


좋아! 그러면 내일 집에서 간단하게 점심 챙겨 먹고 출발하자! 난바에서 뭐 먹을까?


글쎄 오코노미야끼나 쿠시카츠는 어때?


그래! 둘 중 뭐 먹을지 내일 가서 정하자.




A군과 B양이 이혼하기까지 앞으로, 3년 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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