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거해 보는 건 어때?
고베에서 데이트하고 우리 집으로 같이 돌아오는 길에 B가 말했다.
데이트는 즐거웠다.
정오가 되기 조금 이른 시간 날씨는 조금 흐렸지만 고베의 중화거리에서 가볍게 식사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기엔 나쁘지 않은 날씨였다.
그리고 포트타워가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근처 공원까지 걸어왔다.
근처에 도착해서 어딜 둘러봐도 고베 포트타워가 보이지 않아 인터넷을 찾아보니 포트타워는 공사 중이었고, 그 주위를 안 보이게 막으로 가려놓은 상태였다.
뭔지 몰랐던 저게 포트타워를 감춰둔 곳이었구나.
우리는 그 앞에서 실망하는 사진만 서로 찍어주고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향했다.
우메다에 도착해서 자주 가는 튀김정식집에서 제철튀김코스 요리를 먹고 편의점에 들러서 내일 아침 출근하기 전 간단히 먹을 주먹밥과 빵을 산 뒤 집으로 돌아왔다.
B가 말했다.
“오빠 집에서 출근하는 날이 한 달에 반도 넘는데 그때마다 내 정기권도 못쓰니까 좀 아깝기도 하고, 아예 오빠집에서 회사까지로 정기권 변경해서 쓰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서…“
B가 조금 우물쭈물하면서 내 의견을 물어왔다.
“같이 지내면 생활비나 월세도 많이 절약할 수 있고, 오빠 집은 둘이 지내기에도 그리 좁지 않으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
평소에 같이 집에서 있을 때 B가 동거에 대해 긍정적인 의향을 내비친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진지하게 말을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음… 둘이서 같이 지내려면 그래도 조금 좁지 않지 않을까? B의 짐도 많지 않아? “
“아냐! 별로 없어 애초에 가구는 빌트인이었고 가져온 건 TV정도인데 이건 본가로 보내면 돼. 나머지는 싼 거 대충 산거라서 버려도 상관없고..”
그냥 나는 B의 작은 기대에 부응해주고 싶었다.
그녀가 짜낸 용기에 답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럼 일단 오늘 한 번 둘이 살아도 괜찮을지 집 구조 한번 바꿔볼까? “
“아 정말? 그래, 그러자! 일단 옷걸이 하나 더 좀 큰 걸로 있어야 할 것 같고, 화장대 작은 거 하나 정도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아! ”
“그럼 어디에 놓을지 한 번 둘러보고, 필요한 것도 대충 리스트 만들어보자. “
”응, 일단 집 계약한 게 이번 달 말까지니까, 그전까지 짐 조금씩 옮기고 정리해도 될까? “
“오케이, 알았어. 나도 도와줄게. 같이 해보자.”
많은 커플이 동거하면서 많이 다투고 실망하며 싸우기도 한다고 자주 듣는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게 걱정되는 것보다 지금 B와 같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되었다.
A군과 B양이 이혼하기까지 앞으로, 2년 10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