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화 안에 들어간 작은 돌멩이를 좋아한다
걸어갈 때마다 거슬리는 그 돌멩이들이 신발 안에서 굴러다니는 느낌이 좋아서
나는 옷자락을 만지는 걸 좋아한다
대신 아무도 모르게 만져야 해 나를 이상하게 볼 수도 있으니까
옷자락을 만지는 내 손가락이 까질 정도로 만진 건 처음이었다
옷자락이 주는 안정감이 나에게는 더 필요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밤이 어렵다
몇십 년을 살고 몇백 몇천 번의 밤을 보냈는데
나는 아직도 밤이 어렵다
밤에는 자꾸 옷자락을 찾게 되고
입을 앙 다물게 된다
밤의 시간은 나에게 좋은 것을 선사했던 적이 없다
어둠이 나에게 준 건 우울과 외로움 공허뿐이었지
네가 멀리 갔을 때 주변사람들은 날 걱정했다
내가 외로울까 봐
내가 기대는 종교는 나에게 몇 년을 선사해 줄까
어쩌면 나에게 이미 많은 시간을 베풀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대어 살아가는 종교가 또 언제 무너질지는 나조차도 알 수 없다
너는 죽음을 무서워했다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하게 되면 무서워지지 않는다
차라리 의연해지거든 그게 편하다
죽으면 밤도 없었다는 듯이 홀연히 사라지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베개를 안고 생각한다
평생 내 밤이 혼자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불을 켰다
아니 그래도 난 혼자다
손가락에 아물지 않은 상처를 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