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목욕탕에서 배운 '조금 더'의 위험성
반신욕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에 혹해서
땀이 줄줄 흐를 만큼 뜨거운 곳에 오래 앉아 있었다.
조금만 더, 이왕 온 김에.
하지만 내 몸은, 마음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지끈지끈한 두통이 올라왔다.
숨을 들이마셔도, 공기가 가슴에 닿지 않는 것 같았다.
허겁지겁 탕에서 빠져나와 찬바람을 맞았고,
조금 괜찮아진 것 같아 다시 들어가 보았지만,
몸은 또다시 같은 신호를 보내왔다.
결국 탈의실에 주저앉으며 생각했다.
‘과유불급이라더니..’
그날 밤, 침대에 쓰러져
마음은 조용히 무게를 되새겼다.
뜨거운 물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걸.
위로가 되던 온기도, 선을 넘으면 짐이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나는 삶에서도 자주 그런 실수를 했다.
‘조금만 더’라는 말에 기대어
이미 보낸 신호를 무시했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말로
자신을 속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작은 무시들이 모여
결국 큰 탈이 되어 돌아왔다.
이날을 기점으로 조금 달라졌다.
탕에 들어갈 때도, 삶의 고비를 지날 때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괜찮아?”
그 물음에 진심으로 “응”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때만
나는 그 자리에 머문다.
목욕이란,
뜨겁고 뜨거운 것을 참는 일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온도와 시간을 찾는 일이다.
견디는 일이 아니라,
조금 더 나를 아끼는 일이다.
오늘도 나는 탕 안에서
작은 나를 조용히 어루만진다.
넘치지 않게, 무너지지 않게.
그 온기가 나를 지치게 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