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어느 날이었다.
한 손에 지팡이를 든 노인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은 아이들에게 다가갔지만 아이들은 노인을 경계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몇몇 아이는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검은 정장을 입은 한 사내가 노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이들이 참 해맑고 귀엽네요”
노인은 맞장구를 치며 대답했다.
사내는 이어서 물었다.
“손주가 저 아이 맞죠?”
그날 밤 뉴스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음 소식은 조현병 말기 환자 70대 A 씨가 오늘 낮 12시경 정신병원을 탈출하여 차량을 도난, 놀이터에 있는 아이 4명을 차량으로 치여 숨지게 하였다는 비극적인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