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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아이

by 지흐

“아빠, 내일은 비가 올 거야!”


어느 마을에 미래를 보는 아이가 있었다.

기나긴 가뭄으로 마을의 식량은 바닥이 났고 기우제를 지내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의 말처럼 다음 날 비가 왔고, 부모는 미래를 보는 아이가 태어났다며 기뻐하였다.

얼마 후, 부모는 자신들의 아이가 미래를 본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아이는 그 후로도 몇 번의 예언을 하였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아이와 부모를 숭배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아이를 죽인 건 다름 아닌 부모였다.

아이를 죽인 이유는 더 이상 예언이 맞지 않아서였고, 이 사실이 마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서였다.

사실 아이는 미래를 보지 못했다.

그저 가뭄으로 심난한 부모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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