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마주친 고양이 한 마리가 집 앞 대문 까지 쫓아오고, 운명처럼 소나기가 내려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양이가 사실은 사람 말을 잘 알아듣고, 알아듣다 못해 나와 대화를 시도하는 경험도 다들 많이 겪어 봤을 것이다.
이제 그 고양이가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며 잔소리하기도 하는,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만한 흔해빠진 얘기다.
아내는 고양이를 닮았었다.
문 앞에서 비를 맞으며 울고 있던 너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 지 벌써 5년 전이다.
우리는 꽤 행복했었다.
하지만 퍽 행복한 일들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작년 가을, 갑작스럽게 아내는 내 곁을 떠났다.
오늘 퇴근길에, 너를 닮은 고양이 한 마리가 집까지 쫓아온다.
그때처럼 비가 내려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너를 키우듯 고양이를 키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