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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쾌한씨 Nov 15. 2023

남의 편과 함께하는 아침

오늘 아침은 어제 끓여놓은 참치 고추장찌개에 계란후라이를 먹기로 했다.

아침에는 남편과 부엌일을 분담해서 한다.

남편이 찌개를 데우고 나는 반찬을 접시에 옮겨 담았다.


어제 남편은 전 직장 동료와 술을 마셨다.


"실장님이 그러는데 나 그만뒀을 때 이사님이 섭섭해하셨대."

"왜 섭섭해요? 옆에 있을 때 잘할 것이지!"


남편의 전 직장에 대한 얘기만 들으면 속상하다.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일한 남편의 노고를 당연시하고, 인정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밥을 먹으면서 다른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어제 미진(가명)이가 또 졸았어요. 어휴, 걔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그냥 재우라니깐요."

"10분을 재웠는데도 졸았어요. 어제는 숙제도 안 해왔는데 졸기까지 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자기도 학교 다닐 때 공부 싫어했잖아요. 그리고 10분밖에 안 재웠으니까 졸죠."

"자기야 나는 돈을 받고 수업을 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계속 재워요? 아, 됐어요! 수업에 수자도 모르는 사람한테 무슨 얘기를 해. 남편을 왜 남의 편이라고 하는지 알겠어!"

"내가 왜 남의 편이야?"

"아까 자기가 이사님 얘기했을 때 나는 자기 편 들어줬잖아요. 다음에는 자기 편 안 들어줄 거야. 치!"


남편에게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자기 힘들겠다 정도?

오늘은 기분이 언짢았지만 그래도 남편과 함께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이 시간이 나는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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