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어제 끓여놓은 참치 고추장찌개에 계란후라이를 먹기로 했다.
아침에는 남편과 부엌일을 분담해서 한다.
남편이 찌개를 데우고 나는 반찬을 접시에 옮겨 담았다.
어제 남편은 전 직장 동료와 술을 마셨다.
"실장님이 그러는데 나 그만뒀을 때 이사님이 섭섭해하셨대."
"왜 섭섭해요? 옆에 있을 때 잘할 것이지!"
남편의 전 직장에 대한 얘기만 들으면 속상하다.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일한 남편의 노고를 당연시하고, 인정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밥을 먹으면서 다른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어제 미진(가명)이가 또 졸았어요. 어휴, 걔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그냥 재우라니깐요."
"10분을 재웠는데도 졸았어요. 어제는 숙제도 안 해왔는데 졸기까지 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자기도 학교 다닐 때 공부 싫어했잖아요. 그리고 10분밖에 안 재웠으니까 졸죠."
"자기야 나는 돈을 받고 수업을 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계속 재워요? 아, 됐어요! 수업에 수자도 모르는 사람한테 무슨 얘기를 해. 남편을 왜 남의 편이라고 하는지 알겠어!"
"내가 왜 남의 편이야?"
"아까 자기가 이사님 얘기했을 때 나는 자기 편 들어줬잖아요. 다음에는 자기 편 안 들어줄 거야. 치!"
남편에게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자기 힘들겠다 정도?
오늘은 기분이 언짢았지만 그래도 남편과 함께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이 시간이 나는 정말 좋다♥